[건강메신저 메디TALK] 손쉬운 혈당조절 식이요법 두가지
우리나라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이보다 2배가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 전(前) 단계다. 실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알다시피 당뇨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있어 식이요법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동안 혈당 조절을 위한 식이요법에 대한 설명은 너무 복잡했다. 의사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일반인은 오죽했으랴. 지금 눈앞에 있는 음식에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칼로리는 얼마인지,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알아야 했다. 영양사나 이런 지식을 머릿속에 갖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이런 정보를 구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렵고 불편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을 먹고 나서 혈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기 어렵다. 궁금할 때마다 손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어 혈당을 재야 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연속 혈당 측정 기술이 발전해 손끝에서 피를 내지 않더라도 혈당을 알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운동을 하면 혈당이 얼마나 내려가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원래 이 기술은 인슐린을 하루에 여러 차례 주사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변화를 모니터링해 정상에 가까운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인슐린을 맞지 않는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이 기술을 많이 이용하게 됐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쉽게 알게 된 것이다. 2015년 이스라엘 학자들은 같은 음식이라도 개인에 따라 혈당 변화가 제각각임을 보여줬다. 지금껏 병원에서는 혈당 변화가 음식에 따라 일률적으로 차이가 날 것을 가정하고 식이교육을 했는데, 실제로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해 보니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마다 달랐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영양학 패러다임을 한순간에 바꿔 놓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였다.
영양학 이론이 아닌 혈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이요법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필자는 국내 유수의 연구자들과 'SEOUL(서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SEOUL은 식후 혈당 데이터를 봄으로써 건강에 나쁜 음식을 자신이 평가한다는 뜻의 영어 문장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 알고리즘은 굉장히 간단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만 하면 된다. 첫 번째 질문은 '이 음식은 건강에 좋은 음식인가요?'고, 두 번째 질문은 '이 음식을 섭취한 후에 혈당이 올라갔나요?'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의 기준은 없다. 자신이 상식에 근거해 판단하면 된다. 예를 들어 채소가 많이 들어 있는 비빔밥이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빔밥을 먹고 혈당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지금처럼 섭취하면 된다. 그런데 똑같은 비빔밥을 먹었는데도 혈당이 자기 기준으로 많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먹는 양을 줄이면 된다. 정크푸드를 먹었는데 혈당이 올라가지 않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크푸드이기 때문에 양을 줄여야 한다. 거꾸로 정크푸드를 먹었는데 혈당이 지나치게 올라간다면 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얼마나 쉬운가?
최근 '글루코스 혁명'이라는 책이 발간된 바 있다. 글루코스는 포도당이다. 혈중 포도당 농도를 혈당이라고 부르므로 '혈당 혁명'이다. 이 책은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연속 혈당 측정기를 이용해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노하우를 공유한 책이다. 혁명이라는 말이 흔히 쓰여 식상한데, 이 경우는 정말 혁명임에 틀림없다. 의사나 학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혈당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식이요법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도록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의료의 탈중앙화를 느낄 수 있었다.
진료실에서 당뇨병 환자가 '홍시 먹어도 되나요?' '고구마 먹어도 되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내 대답은 간단하다. "드시고 혈당을 한 번 재보시지요. 많이 올라가지 않을 만큼 양을 조절해서 드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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