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자체 설비·요금제 설계`시대 오나

김나인 2023. 4. 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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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금융권 규제 도입 신중
"알뜰폰 경쟁력 강화방안 초점"
이통 3사와 경쟁 활성화 구상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TF 착수회의' 에서 통신시장의 경쟁촉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KB리브엠'에 대해 점유율 등 규제나 조건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력 있는 비통신사의 통신시장 진입이 요금인하, 경쟁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알뜰폰 사업자도 요금제를 스스로 설계하고 직접 설비투자를 할 수 있게 해 이동통신 3사의 실질적 경쟁상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박윤규(사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KB리브엠 정식 서비스 인가는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며 "알뜰폰이 이동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여건을 신속히 국회와 협의해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 유통협회가 요구했던 금융권 알뜰폰 진출 시 시장점유율 제한 등 진입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보였다. KB리브엠의 가입자가 현재 40만명으로 기간통신사업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고, 알뜰폰 시장의 1~4위 사업자가 여전히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인 만큼 특별히 사업조건을 붙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알뜰폰 시장 내에서 크고 작은 기업의 관계를 들여다보기보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 안에서 알뜰폰이 경쟁력을 가지는 것에 정책적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KMDA(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에도 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에 대한 규제장치가 필요하다며 정부 당국에 공개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협회 측은 "이통3사 자회사뿐 아니라 거대 은행의 시장점유율 제한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에서도 금융 자본이 시장에 진입해 과당 경쟁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의 정책 초점은 이동통신 3사 견제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제4 이동통신사 같은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해 관심 있는 기업들과 접촉하는 한편 알뜰폰을 키워 시장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제도와 도매대가 산정방식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박 차관은 "알뜰폰이 이동통신 3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직접 설비투자를 하거나 요금제를 자체 설계하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담은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알뜰폰 시장 점유율 공개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기존 통신사의 5G 요금제가 다양해지면서 복잡해진 만큼 '최적요금제' 도입 등을 검토해 맞춤형 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해외 로밍 요금제와 5G 저가요금제 개선 방안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지난 2020년 도입된 통신요금 유보신고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부의 규제 권한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5G 중간요금제를 내놨고 KT도 조만간 새 5G 중간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 승인에 대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위한 자료 보완을 스페이스X에 요구한 상태다. 등록 요건을 검토한 후 국경간공급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다른 주파수와 혼·간섭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본다. 이 절차는 상반기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여 애초 계획했던 2분기 국내 서비스 개시가 올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차관은 저궤도 위성통신과 관련해 "서비스가 B2C보다 선박이나 특수 목적으로 한정돼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에서 위성통신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하는지 사례를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초에도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해 과기정통부는 연내 재도전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지적 사항에 대해 보완하는 등 기획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6G 시대에는 위성과 지상망이 통합되는 초공간 통신 시대가 열리는데 저궤도 위성통신이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정지궤도와 달리 저궤도 위성은 군집을 이루고 수명이 짧은 특성을 지녀 장비나 부품에서 시장 기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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