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여학생' 휴대폰 번호에 닉네임까지…지속되는 2차가해, 처벌 가능?
서울 강남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생방송을 켜고 극단적 선택을 한 여학생에 대한 2차 가해가 지속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엄연한 위법 행위라고 경고했다. 또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된 온라인 공간에 청소년들이 유입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텔레그램 등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지난 16일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빌딩에서 투신한 A양의 신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A양이 생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캡처한 사진으로 휴대폰 번호가 그대로 노출돼있다.
또 A양의 생전 행적에 대한 각종 추정글도 난무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A양이 생전 사용하던 닉네임 또는 A양의 실명으로 추정되는 이름 등을 거론한 성희롱성 글도 상당수다.
법조계에선 이같은 행위가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사자명예훼손이란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이는 친고죄로 고소권자는 사자의 친족 또는 자손이다.
권민정 법무법인 테헤란 변호사는 "고인이 생전에 어쨌다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는 허위 사실에 가까울 수 있으며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죄가 성립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A양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들이 범죄를 연상시키는 내용인데 그것을 확대해서 계속 재생산하면 사자명예훼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이 유포하는 내용이 진실을 토대로 하는 것인지 다퉈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A양이 본인의 극단적 선택 장면을 생방송으로 송출한 탓에 해당 영상을 찾는 게시글도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일부 누리꾼은 영상을 볼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하기도 한다. 사건 직후 게재된 영상이 이날까지 남아있는 온라인 공간도 있다.
이에 더해 사건 이후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등으로 유입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추가 가해 우려도 나온다. 앞서 A양 사망 직후 우울증갤러리는 성인 남성들이 심신 미약 상태의 미성년 여성들을 유인해 성 착취하는 통로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이날 오전 1시쯤 우울증갤러리 누리꾼들이 사용하는 텔레그램 채널에는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본인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참여자들은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휴대폰 번호 등 신상 정보를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울증갤러리 폐쇄 요구까지 나왔으나 디시인사이드 측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디시인사이드에 "투신 영상과 고인에 대한 악성 게시물 유포로 인해 2차 가해 우려가 있는 관계로 폐쇄를 요청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디시인사이드 측은 폐쇄 요청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고 성인인증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양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SNS 라이브 방송을 켠 채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A양이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해당 게시판에는 이른바 '신대방팸'과 연루된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다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한 다세대주택에 모여 사는 '신대방팸'이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심리적 불안 상태에 놓인 미성년자들을 꾀어내 성폭력·유사마약 투약·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이들 일당에게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위반 등 혐의가 있는지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해 들여다보고 있다.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없이 실종된 미성년자를 보호해서는 안된다. 이에 더해 경찰은 폭행·마약 관련 의혹 등도 확인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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