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여성에 더 악영향…정책에 여성 참여 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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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로 기존의 젠더 불평등이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얏포스 국장은 "지난해 열린 제66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매년 각국 대표, 비정부기구들이 모여 성평등 정책 이행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서도 각국이 기후변화와 성 불평등에 주목했다"며 "기후변화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 참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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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로 기존의 젠더 불평등이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안나 카린 얏포스 유엔여성기구(유엔위민) 전략기획자원효율국장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겨레>와 만나 ‘성평등’을 가로막는 도전과제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얏포스 국장이 속한 유엔위민은 성평등과 여성 권한 강화를 목표로 2011년 1월 출범한 국제기구다. 이날 오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40주년 기념으로 연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해 ‘위기와 변화의 시대 성평등 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얏포스 국장은 “기후변화 정책은 포용적이어야 하고 더 많은 성인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얏포스 국장은 많은 국가에서 기후변화에 민감한 농업이 여성의 주요 생계수단이란 점을 들어 이유를 설명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등 49개국)에선 취업 여성 가운데 66%(남성은 60%)가 농업 분야에 종사한다. 남아시아 지역(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에선 그 비율이 71%(남성은 47%)로 더 높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해도 남성이 1달러(약 1330원)를 벌 때 여성은 82센트밖에 받지 못한다.
게다가 ‘무급’ 가사노동을 여성에게 강요하는 문화는 여전하고, 토지소유권은 남성에게 집중돼 있다. 이런 젠더 불평등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는 것이 얏포스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로) 여성(여아 포함)이 빈곤과 식량 불안에 더 많이 시달리고, 식량과 식수, 장작 등을 찾으러 다니는 일이 늘면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얏포스 국장은 “지난해 열린 제66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매년 각국 대표, 비정부기구들이 모여 성평등 정책 이행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서도 각국이 기후변화와 성 불평등에 주목했다”며 “기후변화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 참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얏포스 국장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문제의 심각성도 언급했다. 유엔위민은 지난 1년 동안 15∼49살 여성 10명 중 1명꼴로 친밀한 관계에 있는 파트너로부터 성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얏포스 국장은 “평생에 한 번이라도 성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여성 비율이 25% 정도”라며 “여성 대상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가 잘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폭력은 옳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건 정상이 아니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상대방의 동의 없이 또는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이뤄진 성관계를 성폭력 범죄로 처벌하는 ‘비동의 강간죄’를 형법에 신설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얏포스 국장은 이와 관련 “폭행을 기반으로 하는 강간죄 모델로는 다양한 유형의 성폭력을 포괄하지 못한다”며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바탕으로 하는 포괄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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