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상생협력 프로그램에 5.2조 투입 …'공급망 탄소중립' 협력사 교육도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4. 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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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지난 13일 경주 현대차 글로벌 상생협력센터에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중립' 대응 역량 증진을 위한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공급망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사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탄소중립 요구와 탄소정보 공개 의무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협력사들이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현대차·기아 공급망의 탄소배출 관리를 체계화하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달 11일 천안 글로벌러닝센터, 13일 경주 현대차 글로벌 상생협력센터, 19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 교육센터 등 일정을 포함해 다음달까지 1차 협력사 360여 곳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대응 역량 증진을 위한 오프라인·온라인 교육을 시행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탄소중립 개요와 대내외 동향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이론과 실습 △탄소정보 공개 대응 방안 등으로 구성됐다. 탄소중립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실제 데이터를 입력하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온실가스 배출원별 배출량을 목록화한 것으로, 기업 활동으로 배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파악·기록·관리·산정·보고하는 일련의 온실가스 관리체계를 가리킨다.

교육 프로그램 중 '탄소정보 공개 대응 방안'은 국제 비영리 환경기구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의 'CDP 서플라이 체인'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에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절차·방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협력사들이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꼽힌다.

CDP 서플라이 체인은 공급망(협력사)의 기후변화 위험 요인을 파악·관리하는 CDP의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월 CDP 서플라이 체인에 가입했다. 여기에 가입한 기업의 협력사들은 △에너지 소비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현황 △탄소중립 전략 △감축목표 수립과 실행 여부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과 이행 현황 등을 CDP에 공개하고 점검받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에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아셈중소기업친환경혁신센터(ASEIC)'는 협업해 개발했다. ASEIC는 2010년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인준을 받은 국제협력 기관으로, 2011년 한국에 설치됐다. ASEIC는 ASEM 역내 중소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지원을 목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교육 외에도 협력사에 탄소저감 설비 도입을 지원하고, 탄소중립과 관련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해 협력사들의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또 원소재 확보부터 제품 생산, 사용, 폐기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계산하고 관리하는 전 과정 평가(LCA)를 협력사들이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현대차와 기아가 함께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협업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공급망 탄소중립은 매우 중요하고 도전적인 과제"라며 "협력사의 동참을 이끌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2021년 각각 탄소중립 목표를 공개하고 글로벌 전동화 및 RE100(재생에너지 100%) 추진, 협력사 탄소 감축 유도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친 탄소중립 실현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전동화 시대에 부품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동차 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에도 지원을 확대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가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토대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존 원자재 연동제를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원자재가 조정주기와 기준지표 등을 합의하고 원자재가 변동 시 납품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리·환율 문제로 1차 협력사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2·3차 협력사가 수익성을 유지하고 부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1000억원의 재원을 출연하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선발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기금 관리·집행을 담당한다. 기금은 올해 상반기에 전액 집행될 예정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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