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의혹’ 송영길 24일 귀국, 집단 성토에 백기···의혹은 “몰랐다” 부인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파리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자진 탈당과 즉시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의혹 자체에 대해선 부인했다.
송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 민주당 상임고문도 사퇴하겠다”며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송 전 대표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을 뿐 돈봉투 의혹은 몰랐다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의혹과 관련해 ‘전혀 몰랐다’는 이전 입장을 유지하는지 묻자 “그렇다”며 “후보가 30분 단위로 정신 없이 뛰어다닐 때라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돈봉투와 관련해 보고받은 기억도 없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당내 빗발치는 성토를 이기지 못하고 자진 탈당 및 즉시 귀국 카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계파를 초월해 전당적으로 송 전 대표의 결자해지를 요구하자 백기를 든 모양새다. 자신이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동료 의원 12명에게 자진 탈당을 요구했던 것을 언급하며 “같은 원칙은 저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송 전 대표는 오는 6월까지 파리경영대학원(ESCP)에서 방문교수로 일한 뒤 7월 귀국할 예정이었다. 지난 17일 이재명 대표가 조기 귀국을 공식 요청한 뒤에도 송 전 대표가 입장 변화가 없자 당내에서 송 전 대표 책임론이 분출했다. 지난 20일 의원총회에서는 파리에 사람을 보내 송 전 대표를 데리고 오자는 발언까지 나왔다. 당 지도부도 여러 채널을 통해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는 “검찰은 저와 함께 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가 뿌려진 것을 인지했는지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3일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며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꼬리자르기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 했다는 듯한 꼬리자르기 탈당뿐이었다”며 “송 전 대표 자신 스스로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귀국과 동시에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대표까지 하고 문제의 핵심을 밝혀야 할 송 전 대표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허탈할 지경”이라며 “민주당 전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번 금품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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