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 속' 방미 4대 그룹 총수들..어떤 보따리 가져가나

김동호 2023. 4. 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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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끝나자 박수치고 있다. 2023.03.17. photo1006@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하며 미국과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대 그룹이 미국발 공급망 재편 이슈의 최대 관심사인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보조금 정책과 깊이 관련이 있어 총수들이 미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활동을 벌일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반도체' SK '배터리' 예의 주시
23일 재계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 등 총 122명으로 구성된 이번 경제사절단이 24일부터 시작되는 방미 기간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이 IRA와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통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만큼, 4대 그룹 총수들은 윤 대통령 수행 업무와 별도로 현지 동향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회장은 당장 반도체법 보조금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대신 영업 기밀인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과 사용되는 소재 등 민감한 영업 정보 제출이라는 독소조항을 포함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졌지만, 정식 보조금 신청서는 제출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마라톤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 회장의 방미 기간 극적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빨라도 6월 이후에나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방미 기간 보조금 협상 논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방미를 앞두고 대통령실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보조금 제외를 두고 타격이 크지 않다고 일축한 만큼, 총수들이 민감한 보조금 문제를 거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최근 보조금 신청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반도체법보다는 IRA와 관련된 SK온의 공급협력 계약을 들여다볼 것으로 점쳐진다. SK온은 지난해 11월 말 현대차그룹과 2025년 공급을 목표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미 일정에서 양사가 어느 정도 확정된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온이 IRA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의 중국 중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전기차' LG '배터리·소재' 챙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조기 건설을 위한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당초 IRA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며 사흘 만에 다시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다. 현대차그룹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와 핵심 소재 이슈를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IRA 보조금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외 우려 단체에서 조달한 배터리 부품은 내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제외된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배터리 핵심 광물 상당수가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미국이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해외 우려 단체에 중국 업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애틀랜타, 마이애미에 있는 HD현대건설기계 부품공급센터와 앨라배마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생산공장 등 현지 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170억 달러를 투자해 삼성전자가 건설중인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현장 방문은 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 방문보다는 여러 거래선들과 미팅을 통해 사업 협력 확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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