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임상만 4개…SK바이오팜, 美 넘어 8조 세계시장 공략

안정준 기자 2023. 4. 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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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희귀 뇌전증 치료 신약 '카리스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이 본격화된다. 최근 유럽 국가에서도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미국, 한국 등과 함께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 3상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 이미 성인 대상 부분발작 적응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시판중인 기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3가지 추가 임상도 막바지 단계다. 뇌전증 신약 부문에서만 4가지 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4가지 임상이 마무리되는 2년 뒤면 8조원 규모로 추정된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환자에 대한 카리스바메이트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3상을 독일과 스페인, 폴란드, 포르투갈 등에서 연이어 승인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카리스바메이트 임상 3상이 유럽에서도 본격화되는 셈이다. 카리스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은 미국과 한국, 멕시코, 콜롬비아, 유럽 등에서 2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중이며 한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제 유럽에서도 환자 모집을 거쳐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이 진행되는 만큼 카리스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카리스바메이트는 다양한 발작 증상을 동반한 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전세계 약 100만명, 미국 내 5만여명의 환자가 존재한다. 아직 완치법이 없고, 환자의 대부분이 성인이 돼서도 발작을 지속해서 경험한다. 현존 치료제는 있지만, 예후가 좋지 않아 신규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다. 때문에 카리스바메이트는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아 허가 시 7년 간 시장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카리스바메이트 임상이 모두 완료되고 최종 허가를 받게되면 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시판중인 세노바메이트와 함께 뇌전증 신약 2개를 확보하게 된다.

기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 추가 임상도 진행중인데 이 역시 모두 임상 3상 단계다. 현재 미국, 유럽에 시판중인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은 '18세 이상 뇌전증 부분발작'이다. 현재 진행중인 추가 임상 3상은 '뇌전증 부분발작 2~17세 소아·청소년 환자'와 '뇌전증 전신발작 18세 이상 환자'다. 해당 임상 3상이 완료되면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은 부분발작의 경우 소아·청소년·성인 모두를 포함하게 되며, 성인 전신발작도 처방범위에 넣을 수 있게 된다.

발매 지역 확대를 위한 임상 3상도 진행중이다. 부분발작 적응증 18세 이상 성인 대상 중국, 일본, 한국 임상 3상으로 해당 임상이 마무리되고 최종 허가를 받게되면 세노바메이트 시판 지역은 기존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 일본, 한국으로 넓어진다. 특히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인 중국 진입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SK바이오팜은 상하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과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를 설립했고 이 회사에 세노바메이트의 중국 판권을 이전한 상태다.

△새로운 뇌전증 신약(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적응증) 카리스바메이트 임상 3상△기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뇌전증) 부분발작 2~17세 소아·청소년 환자 임상 3상△세노바메이트(뇌전증) 전신발작 18세 이상 환자 임상 3상△세노바메이트(뇌전증) 18세 이상 중국·한국·일본 임상 3상 등 뇌전증 신약 관련 임상 3상 4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1위 기업인 벨기에 'UCB'를 추격하기 위한 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UCB는 소아·청소년·성인 모두에 처방 가능한 뇌전증 치료제는 물론 희귀 뇌전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도 확보한 상태다. 현재 18세 이상 뇌전증 부분발작 적응증 영역에서만 신약을 확보한 SK바이오팜에 적응증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임상 계획과 현재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2025년 전후로 4건의 임상이 마무리되고 최종 허가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넘어 세계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미국 시장 비중이 약 70%라는게 업계 추정이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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