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사회복지 업무 수행 공무원,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생명

30여년간 사회복지 업무를 수행하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했던 한 여성 공무원이 장기 기증을 통해 말기 중환자 5명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고 영면했다.

21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불의의 교통사고에 따른 뇌출혈로 치료 중에 뇌사 판정을 받은 김원교(59·여)씨가 간, 신장 2개, 각막 2개 등 가능한 모든 장기를 기증했다. 고인이 기증한 장기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을 통해 병마와 싸우던 환자 5명에게 이식돼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김원교 씨

김씨는 김제시 검산동 주민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1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슬픔 속에서도 장기기증이라는 숭고한 결정을 했다. 30년 동안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고인의 평소 뜻과 전북대병원 정형외과에 전공의로 근무하는 아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격무에도 항상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으며 소외받고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헌신적으로 섬겨 모범적인 공직 생활을 해왔다고 동료들은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에는 휴일에도 근무를 하며 주민들과 동료의 칭송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사무관으로 승진했고 내년에는 오랜 공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황홍필 전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사고로 매우 힘든 상황인데도 어려운 결정으로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가족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식받은 분들도 고인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행복하고 나누는 삶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