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데려오고 ‘무관’ 위기 처한 명가 뮌헨… 첼시 구단주가 일으킨 나비효과?

장민석 기자 2023. 4. 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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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감독 부임 이후 바이에흔 뮌헨은 2승2무3패로 부진하다. / AP 뉴시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실상부한 넘버원 클럽이다. 분데스리가(1부 리그) 우승만 31회 차지했으며, 유럽 최강팀을 가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셋째로 많은 6회 우승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뮌헨은 분데스리가 10연패(連覇)를 달성했다. 10년 연속 우승은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최초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우승이 위태롭다.

마인츠의 뤼도비크 아조르크(오른쪽)가 23일 바이에른 뮌헨 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고 이재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러 다가가고 있다. / AFP 연합뉴스

갈 길 바쁜 뮌헨은 22일(한국 시각) 분데스리가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이재성(31)의 소속팀 마인츠에 1대3으로 패했다.

4경기 만에 선발 출격한 이재성은 이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0-1로 뒤진 후반 20분 이재성이 날린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뤼도비크 아조르크가 헤더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마인츠는 후반 28분 레안드루 바헤이루와 34분 아론 카리콜의 연속 골로 ‘거함’ 뮌헨을 침몰시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이재성의 활약상을 지켜봤다.

뮌헨은 이날 패배로 승점59(17승8무4패)에 머물며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60·19승3무7패)에 선두를 내줬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프랑크푸르트를 4대0으로 대파했다.

팀당 34경기를 치르는 분데스리가는 이제 5경기씩 남겨 놓고 있다. 만약 뮌헨이 도르트문트에 밀려 분데스리가 우승을 놓친다면 올 시즌 11년 만에 ‘무관’의 처지가 된다. 뮌헨은 독일의 FA컵 격인 DFB 포칼에선 지난 8강전에서 프라이부르크에 1대2로 지면서 탈락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4강행 티켓을 놓고 맨체스티 시티와 맞불었지만, 1·2차전 합계 1대4로 완패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단 하나의 트로피도 따내지 못한 마지막 시즌은 2011-2012시즌이다. 당시 뮌헨은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에서 도르트문트에 밀려 2위에 그쳤고,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선 첼시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준우승만 세 번 기록하게 됐다.

뮌헨 입장에선 최근 야심차게 영입한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내리막을 타고 있어 더욱 뼈아프다. 뮌헨은 지난달 24일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투헬을 데려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마인츠에 패한 뒤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2020-2021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전략가인 투헬은 지난해 9월 갑자기 첼시 사령탑에서 경질됐다. 첼시의 새 구단주가 된 미국인 사업가 토드 보얼리가 팀을 인수한지 100일 만에 새 판을 짠다며 투헬을 내친 것이다.

이 선택은 올 시즌 첼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다. 투헬 대신 첼시 지휘봉을 잡은 그레이엄 포터는 지난 3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팀 레전드 프랭크 램퍼드가 임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부임 이후 4전 전패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11위까지 처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뮌헨은 ‘트레블(3관왕)’에 도전 중이던 나겔스만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투헬을 데려왔는데 그가 부임한 이후 뮌헨 역시 2승2무3패로 하락세다. 이 기간 DFB포칼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각각 탈락했고, 분데스리가 선두도 내주고 말았다.

보얼리 첼시 구단주가 작년 투헬을 경질한 것이 최근 투헬의 뮌헨 부임으로 연결되며 첼시와 뮌헨의 동반 부진을 낳는 ‘나비 효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뮌헨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나겔스만 경질이 성급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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