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명 이상 사망’ 수단서 교민 철수 작전…특전사·청해부대 투입
윤 대통령 “청해부대 급파”…합참 작전통제
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 무력충돌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정부는 현지 교민을 철수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
23일 국방부에 따르면 재외국민 철수를 위해 파견된 공군 수송기(C-130J)는 김해공항을 출발한 지 24시간30여분 만인 22일 오후 5시20분쯤 수단 인근 국가인 지부티의 미군 기지에 도착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소속 부대와 공군 공정통제사(CCT), 경호요원, 의무요원 등 50여명이 수송기로 이동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특전사의 경우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입됐다며 “교민을 외부 위험으로부터 ‘구출’하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전부대는 공격이 아니라 방어 차원의 투입이라는 설명으로 현지 교전 상황에서의 위화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최영한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9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지부티에 파견했다. 교민 보호와 대피 작전을 지원한다.
현재 교민 28명은 주수단 한국대사관으로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군은 이를 주시하면서 수송기와 병력을 수단으로 투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단의 수도 하르툼 국제공항은 폐쇄된 상태다. 수단 정부군과 맞서고 있는 신속지원군(RSF)은 외국인 철수를 위해 공항을 “임시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두 군벌이 21일(현지시간) 합의한 ‘72시간 휴전’이 무색하게 교전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부분의 수단 공항이 전쟁터로 변해 수도에서 육로를 통해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것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하늘길을 통한 철수가 어려워질 경우 뱃길도 대안으로 고려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만 살랄라항에 주둔 중이던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에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청해부대는 국군 유일의 전투파병부대로 합동참모본부의 작전 통제 하에 이동 중이다. 현재 작전 중인 청해부대 39진에는 충무공이순신함(DDH-II·4천400t급)이 배속돼 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은 군 통합 문제를 두고 지난 15일부터 교전 중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21일까지 4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외교관과 민간인 등 총 157명을 육로와 뱃길을 통해 철수시킨 데 이어 미국은 23일(현지시간) 자국민 70여명을 헬기를 동원해 귀환시켰다. 영국과 일본 등도 자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기를 수단 인근 국가에 대기시키고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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