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베낀’ 중국 폴더블폰, 삼성은 반기는 이유

옥기원 2023. 4. 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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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끄는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폴더블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제조사 비보(Vivo)가 최근 갤럭시 제트(Z) 플립과 유사한 모양과 색깔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도 오는 6월 첫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커지기 위해서는 경쟁업체 증가로 현재 2% 수준에 머물고 있는 폴더블폰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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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의 첫 플립 폴더블폰(왼쪽)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트(Z) 플립4. 각사 누리집 갈무리

삼성전자가 이끄는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폴더블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제조사 비보(Vivo)가 최근 갤럭시 제트(Z) 플립과 유사한 모양과 색깔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 이어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도 오는 6월 첫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했다. 폴더블폰 시장 확대를 바라는 삼성전자는 오히려 경쟁사들의 ‘도발’을 반기는 분위기다.

23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비보가 지난 20일 출시한 조개껍데기(클램셸) 모양의 비보 엑스(X) 플립폰의 컨셉과 색상이 갤럭시 제트 플립 제품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보 플립이 대표 색상으로 내세운 보라색 폰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선보인 ‘보라퍼플 플립’과 닮았고, 폰을 고정해 촬영이 가능한 ‘플렉스 모드’도 사실상 동일하다. 외부 화면에 3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점과 카메라 렌즈를 분리해 섬 모양으로 디자인한 점을 빼면, 갤럭시 플립과 거의 비슷한 외관을 갖췄다. 비보 플립 가격은 약 6천위안(116만원)으로 갤럭시 플립4보다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업계에선 “중국이란 탄탄한 내수 시장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비보나 오포(Oppo)가 브랜드 영향력이 낮은 상태에서도 각각 10%씩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탄탄한 중국 내수시장 덕”이라며 “중국 제조사 입장에선 인기 스마트폰 컨셉을 빨리 차용해 출시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2억대 가운데 2억8600만대가 중국 내수물량으로, 비중으로 치면 23.8%에 달했다.

실제로 폴더블폰 시장은 블루오션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조사 결과,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2270만대로, 지난해보다 50%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일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10%가량 감소한 12억4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시엔비시(CNBC)>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 오는 6월 첫번째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1700달러(226만원)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외부 화면 5.8인치에 내부 화면 7.6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세로로 접히며, 갤럭시 제트 폴드와 직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역시 폴더블 관련 특허를 취득한 것을 계기로 내년도 폴더블 기기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경쟁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커지기 위해서는 경쟁업체 증가로 현재 2% 수준에 머물고 있는 폴더블폰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비보를 비롯한 제조사들이 기술력 문제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만든 접히는 액정을 사용해야 하는 점도 또다른 이유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월 엠더블유시(MWC)에서 “폴더블폰의 독특한 소비자 경험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으니 독보적인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 제트 플립5·폴드5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플립은 외부 디스플레이 화면이 3.4인치로 더 커지고, 폴드는 접힌 화면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는 물방울 모양의 힌지(경첩) 적용이 예상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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