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모른다'고 반복한 송영길, '손 놓고' 있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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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탈당과 조기 귀국 및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침과 함께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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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탈당과 조기 귀국 및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침과 함께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하도록 하겠다",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이었다" 등 '모르쇠'로 함구했고, 윤관석·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보고받은 기억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조기 귀국 요구를 거부해 오던 초기 입장에서 '즉시 귀국'으로 바뀌고 민주당 부담을 줄이기 위한 탈당 방침을 밝힌 것 외에는 별다른 새로운 것 없는 입장 발표가 됐다.
전대 당시 송영길 캠프의 돈 봉투 의혹은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서 구체적 정황이 담긴 통화내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터진 사안이다. 언론보도로 전해지고 있는 통화녹취를 보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심스러운 발언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대표 경선에 나선 송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가 민주당 윤관석 의원, 이정근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총 9천400만원을 살포했고, 이 중에는 당 의원 10∼20명에게도 돈이 전달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다. 수십 년 전에 있을법한 퇴행적 관행이, 당시 거대 여당이었던 민주당 내에서 벌어졌다는 의혹 제기만으로 이미 많은 국민은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도 핵심 의혹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만 한 송 전 대표의 입장 발표는 무책임할 뿐이다.
민주당의 태도 역시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의심케 한다. 전대 돈 봉투 의혹이 처음 공개된 뒤 며칠 뒤에서야 이재명 대표가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당차원의 책임 있는 조사나 진상규명에는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 수사권 없는 당으로선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돈 봉투 명단'에 많게는 20명의 자당 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당시 관련된 실무 인사들도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자체적 실체 파악에 착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런 노력조차 없는 것은 검찰 수사를 핑계로 눈을 질끈 감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송 전 대표의 탈당 등과 별개로 자체 진상조사 기구 구성, 외부 인사로 만들어지는 별도 위원회 조사,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진실 고백 운동' 등을 하자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을 민주당 지도부는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더욱 중요해졌다. 불법자금 조달과 살포 등에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21일 기각됐다. 강씨의 증거 인멸 및 회유 의혹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기각의 주요 이유였는데 검찰은 신속히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한다. 송 전 대표도 24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의 귀국과 함께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법리와 증거에 의거해 검찰이 철저히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 주길 바란다. 아직 한국 정치에 퇴행적 요소가 남아 있다면 이번 의혹을 계기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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