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면허값 5천만원 떨어져”...카카오 직영택시 2곳 휴업
업계 “사실상 폐업, 전액관리제 폐단”
사납금제보다 저성과자 급여 높아
21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9개 택시회사 중 진화택시와 KM2 두 곳이 휴업을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자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진화택시, 동고택시, KM 1~7까지 총 9개의 직영 택시법인을 운영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티제이파트너스 산하 운수사 9곳이 경영난 지속으로 각 법인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 상쇄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고육책으로 손실규모가 큰 진화와 KM2 운수사에 대해 일시적으로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체 휴업이라는 형식이지만 택시업계에서는 “그나마 건재하던 카카오모빌리티마저 사실상의 폐업 수순에 들어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면허 가격이 대당 7000만원 수준에서 최근 2000만원 후반대로 떨어지면서 파산 직전에 몰린 택시회사들이 폐업 대신 전체 휴업이라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영 법인회사들의 휴업 결정을 택시업계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서울시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차례에 걸쳐 중형택시에 적용되는 기본요금을 인상했는데도 법인택시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시는 올해 2월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한편 주행시 적용되는 거리당 요금과 시간당 요금도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심야 할증 적용 시간을 오후 10시부터로 앞당기는 한편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할증률을 40%로 높여 적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혁신 서비스를 내세웠던 마카롱 택시가 전체 휴업에 들어선 바 있다.
택시업계는 이들 회사가 경영난을 겪는 이유는 전액관리제라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부에서 도입한 택시 전액관리제를 가장 모범적으로 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액관리제는 월급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도입됐다.
‘더 뛸수록 더 받는’ 사납금제와 달리 전액관리제는 기사의 기본급을 높여주는 대신 기준금을 넘는 초과수입을 회사와 기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일정 수준 기사들의 수입을 보장할 수 있지만, 저성과자를 양산해 회사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가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운송수입금이 338만원에 불과한 저성과자의 경우 전액관리제 하에서의 수입이 세후 176만원으로 과거 사납금제 적용시 받았던 91만원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월 수입금이 520만원인 고성과자의 경우 전액관리제 하 수입이 220만원으로 사납금제 적용시 수입 256만원보다 적게 나타났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도 저성과자 비율이 30%에 달해 경영이 어렵다는 우려가 있어왔다”고 분석했다.
한편 택시업계에서는 최근 법인택시회사들이 폐업 대신 휴업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택시 면허 가격이 2~3년전 대당 7000만원 수준에서 현재 3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다보니 회사들이 휴업을 걸어놓고 택시면허 가격 인상만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시총량제에 따라 면허의 개수는 정해져 있는데, 택시를 한대도 운영하지 않는 회사들이 면허를 내려놓지 않으니, 이보다 경영사정이 나은 회사들이 추가로 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활용가능한 면허 개수 자체가 줄어들게 되니 휴업한 회사에서 일하던 기사들이 다른 회사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원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진화택시, KM2에 근무하던 기사들은 다른 7개 직영법인으로 재배치했고, 재배치를 거절한 분들은 위로금을 주고 퇴사조치했다”고 밝혔다.
법인택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본부는 25일 서울시와 만나 진화택시, KM2에 대한 전체휴업 신청을 반려하고 폐업조치하라는 요구를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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