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韓, 美서 국격 잃고 中 통해 만회하려 하나… 깊이 반성해야”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관영매체가 한국 외교의 ‘국격’을 거론하며 깊이 반성하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힌 이후 비난전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사설에서 이들 매체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부용치훼’(不容置喙·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표현을 동원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반발하자 “이 발언이 어떻게 한국의 귀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고, 어떻게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냐”고 했다.

또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말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한국 외교부가 언행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고 응수한 점을 겨냥해서도, 친 부장이 윤 대통령이나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들은 사람만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들리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는 “윤 대통령의 이번 대만 문제 발언은 지난 1992년 중한 수교 이후 한국이 밝힌 최악의 입장 표명”이라며 “대만 문제는 내정으로 세계적인 문제가 아니고, 남북문제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거론하면서 “한국 외교가 말하는 국격은 어디에 있는가”라거나 “워싱턴에서 잃어버린 국격과 외교 자존심을 중국을 통해 만회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무지하고 악질적인 말을 할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는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잘못된 인식이 이렇게 멀리 갔는지 정말 몰랐다. 한국 외교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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