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 "광주엔 반쯤 핀 꽃들이 많아, 활짝 필 수 있도록 돕고파"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돌풍팀' 광주의 이정효 감독이 선수의 성장을 돕는 '정원사'를 자처했다.

이 감독은 23일 오후 2시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강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홈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에는 꽃이 반쯤 핀 선수들이 많다"며 "활짝 필 수 있도록 내가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많은 것을 투자한다면 올시즌 끝나면 활짝 피지 않을까 싶다. 경기 끝나고 왜 내가 수훈 인터뷰를 해야 하느냐고 선수들한테 말했는데, 선수들이 저보다 운동장에서 빛날 수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원사' 이정효는 선수 각 개인에게 다른 종류의 거름을 준다. 지난 라운드 대구전을 마치고 쓴소리를 가한 아사니를 이날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투입한 배경을 묻는 말에 "용병 중엔 가장 많이 미팅을 한다. 골을 넣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그냥 넘어가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쿨하게 얘기를 한 것이다. 대구전을 마치곤 '동료들이 열심히 해줘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네가 작은 빚을 졌으나, (다음 경기때)갚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올시즌 이정효 감독 축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희균에게도 가차없다. 이 감독은 "전술적으론 70점이다. 하지만 슈팅에 비해 포인트가 하나밖에 없다. 분발을 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언제 바뀔지 모른다. 오후성은 이희균을 대체할 선수"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면서 "이희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4대3 승리한 대구전과 비교해 이날 선발 5자리를 바꿨다. 허 율 이희균이 투톱을 맡고 정지훈 이순민 이강현 아사니로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이강현은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른다. 이민기 티 모, 아론, 김한길이 포백을 꾸리고, 김경민이 골문을 지킨다.

이 감독은 "산드로는 과부하가 걸렸다. AT, 피지컬 담당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늘 경기에선 후반에 투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날씨가 더워지고 줄줄이 3경기가 열린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낯선 외국인 센터백 듀오를 처음으로 가동한 배경에 대해선 "동계 때 충분히 연습했다. 전북전 후반에 아론을 기용하려고 했으나, 워밍업 중 아론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후반에 전술을 못 바꿨다. 그때 생각했던 것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둘이 언어가 통하기 때문에 (호흡이)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상대팀 강원은 7경기에서 3무4패, 아직 승리가 없다. 이 감독은 "포항전에서 얻은 게 너무 많다. 그날 경기 끝나고 잠이 안 오더라. 앞으로 경기를 할 땐 선수들에게 어떠한 변수도, 어떠한 운도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엔트리 제외된 엄지성에 대해선 "오늘 경기를 투입하려고 했는데, (연령별 대회에서)돌아와 몸상태 체크를 해봤는데 제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제 느낌엔 절실한 면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