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봄바람 부는데, 한국 수출은 ‘꽁꽁’…왜?

박종오 2023. 4. 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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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교역 대상인 중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우리 수출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한국은행도 2월에 펴낸 보고서에서 "대중 수출은 단기적으로 화공품 등 중국 내수 경기에 민감한 품목 위주로 회복되고, 이후 휴대폰·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최대 2개월 시차를 두고 회복될 전망"이라고 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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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수출 회복세 뚜렷…대중 수출은 찬바람
“중국 파급효과 시차 있고, 영향 예전만 못 해”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의 최대 교역 대상인 중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우리 수출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정부와 업계 등도 중국발 수출 회복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대중국시장 무역적자(수입액-수출액)는 19억9600만달러로 20억달러에 육박했다. 한 달 전인 3월 1∼20일(21억97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액이 소폭 줄었지만, 전체 무역적자에서 대중 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에 이른다.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중 수출액은 올해 1∼3월에 지난해보다 29.8% 줄어든 데 이어 이달 1∼20일에도 감소폭이 26.8%에 이르렀다. 이는 최근 중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괴리가 크다.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실질 경제 성장률은 4.5%(전년동기 대비)로 시장 예상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방역정책 완화 이후 생산·소비 등 경제 활동이 정상화한 영향이다.

중국의 3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4.8% 급증하며 깜짝 반등했다. 한국에서 주로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 제품을 만들어 외국에 수출하는 한·중 교역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 수출만 잘나가는 ‘수출 탈동조화’ 조짐이 엿보이는 셈이다.

이처럼 중국의 경기·수출 회복 온기가 한국에 전해지지 않는 원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중국 수출이 추세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제품 발주부터 제작, 최종 인도까지 보통 2개월 정도 시차가 있는 만큼, 중국의 수출 회복이 한국에 파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 회복세가 보다 뚜렷해지면 한국의 대중 수출도 점진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국은행도 2월에 펴낸 보고서에서 “대중 수출은 단기적으로 화공품 등 중국 내수 경기에 민감한 품목 위주로 회복되고, 이후 휴대폰·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최대 2개월 시차를 두고 회복될 전망”이라고 짚은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올해 1∼2월 춘절(설) 연휴기간에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미뤘던 수출 물량이 3월에 몰렸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중국의 수출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 품목은 세계 경기 악화로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를 보면 중국의 3월 수출 증가세를 이끈 건 주로 연료·철강·자동차 등으로, 통신 장비·전자 기기 등의 수출액은 오히려 전보다 줄거나 제자리걸음 했다.

중국의 파급효과가 예전만 못하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이 내수 확대와 소비 회복에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중국의 수출 회복세가 계속 이어지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초상증권은 최근 “3월 수출이 시장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수출 호조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1∼2개월 후부터 수출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의 반도체 등 중간재 자립 전략, 대만 문제를 둘러싼 한·미와 중국 사이의 긴장 심화도 대중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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