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뉴의 통쾌한 복수, “나폴리가 아니라 우리 경기 봤어야지”

AS로마의 조세 모리뉴 감독이 적장의 도발에 제대로 복수했다. 사진=AFPBB NEWS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AS로마의 조세 모리뉴 감독이 적장의 도발을 제대로 갚아줬다.

로마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페예노르트를 4-1로 꺾었다.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로마는 합계 스코어에서 4-2로 역전하며 4강 티켓을 잡았다.

1차전 패배로 승리가 절실했던 로마는 후반 15분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0분을 앞두고 동점 골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로마는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 44분 파울로 디발라의 극적인 골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로마는 연장 전반과 후반 각각 한 골씩 넣으며 짜릿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명승부 뒤 양 팀 사령탑이 충돌했다.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는 22일 모리뉴 감독과 페예노르트 아르네 슬롯 감독과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포문은 연 건 슬롯 감독이었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로마의 축구는 결과만 좇는다”며 “난 맨체스터 시티나 나폴리의 경기를 보는 걸 더 선호한다”라고 선제 도발했다.

모리뉴 감독은 4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되갚았다. 신경전은 이후 불타올랐다. 매체에 따르면 슬롯 감독은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의 악수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자 모리뉴 감독도 폭발했다.

‘토크 스포츠’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너흰 나폴리 경기가 아니라 우리 경기를 봤어야 한다. 나폴리 경기를 볼 게 아니다”라며 슬롯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꼬집었다. 여기에 모리뉴 감독의 코치진 중 한 명이 “이렇게 플레이하면 집으로 빨리 돌아가게 된다”고 거들었다.

모리뉴 감독은 승리의 여유를 보였다. 구단 채널을 통해 “비록 슬롯 감독이 오랫동안 우릴 무시했지만 훌륭한 감독, 팀과 상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선수들은 차근차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고 돌아봤다.

한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뒤 로마에 부임한 모리뉴 감독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는 리그 4위를 비롯해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다. 4강에선 독일의 레버쿠젠과 결승행을 다툰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