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오히려 매수 기회"…반도체·전기차·바이오 주목

김사무엘 기자 2023. 4. 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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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5월엔 팔아라'(Sell in May)는 격언이 이번에도 통할까. 5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적 대비 높아진 주가도 부담이다.

증권가에서는 5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공통적으로 반도체, 전기차, 헬스케어 등을 제시했다.

지난 한 주간(4월24~28일) 코스피 지수는 1.05%, 코스닥 지수는 3.87% 하락했다. 2600 돌파가 기대됐던 코스피는 지난 21일 2544.4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도 900선이 깨지며 868.82를 기록했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지난 3월 중순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실적 시즌 불확실성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며 조정이 이뤄졌다.

5월을 앞두고 증시 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격언이 있다. 통상적으로 5월에 약세장이 반복됐던 경험 때문에 나온 말인데 근거는 분명치 않다. 연초 실적 기대감에 올랐던 증시가 5월쯤부터는 동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는 것과 써머랠리(여름철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 전에 미리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5월에 주식을 팔기 때문이라는 등 해석은 다양하다.

단순히 미신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실제로 5월에는 대체로 수익률이 안 좋았다. 2010년 이후 코스피 지수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보면 5월은 마이너스(-) 0.88%로 8월(-1.06%)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6월 평균 수익률도 -0.86%다. 5~6월 연속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5월엔 팔아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진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2010년 이후 S&P500 지수의 5월 평균 수익률은 -0.56%로 9월(-0.87%)과 8월(-0.56%)에 이어 세번째로 낮다.


올해 5월에도 약세장을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다.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지수만 계속 오르며 부담은 커진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PER(주가순이익비율)는 13.4배로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패턴을 보면 EPS(주당순이익) 추정치가 바닥을 찍고 약 2개월 뒤에 PER 조정이 나왔다"며 "올해는 3~4월에 바닥을 찍었으니 5~6월에 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2차전지를 중심으로 변동성을 키워 놓은 상태여서 주의가 요구된다"며 "5월을 앞두고 지금부터 주식을 줄이고 위험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FOMC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는데 시장에서는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5~5.25%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결정 이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매파적(긴축통화 선호) 발언이 나오거나 경기침체가 언급 된다면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5월에 실제 조정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금리 이상 사이클은 5월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고 기업들의 실적도 바닥을 찍고 반등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기준금리를 5.25%까지 높인 이후 6월, 7월, 9월 FOMC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 11월과 12월에 0.25%포인트씩 내려 연말에는 4.5~4.75%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5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기준금리와 소비자물가가 역전된 상황에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 김 연구원은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의 실적보다는 하반기 실적개선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2월부터 수출물량이 바닥을 치고 수출단가도 반등 중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에서는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업종은 실적 개선 업종과 이익률이 높아 주가 방어력이 높은 업종 등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동결 국면에서는 S&P500 내에서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며 "경기침체에서도 높은 이익률를 유지할 수 있는 국내 업종으로는 헬스케어, 게임, 엔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실적 반등에 주목해 반도체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실적 컨퍼런스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에 대한 확신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5월 관심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셀트리온, 한미반도체 등을 제시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조정은 또 다른 매수 기회"라며 "턴어라운드(실적 반등)와 하이퀄리티(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가 여전히 유효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코스닥 2차전지로 쏠렸던 수급이 분산되면서 코스피 대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 하락, 증시 예탁금 반등 구간에서 국내증시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과열권에 진입한 중소형주 비중을 축소하고 주가 매력도가 높은 코스피 대형주를 선별 매수할 때"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업종 중 하나로 전기차 테마를 제시하면서 기아,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를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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