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냄새, 우리는 어떻게 구별할까?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93)
과거 한 드라마는 냄새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흥미를 끌었었는데요.
우리는 어떻게 맡고 또한 다양한 냄새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요? 냄새 속에 들어 있는 화학의 재미있는 비밀을 밝혀볼게요.
◆냄새는 정말 볼 수 없을까?
냄새를 눈으로 본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요.
실제 냄새는 사람 육안으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냄새 분자는 대개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인데요. 실제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는 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라고 해요. 분자 현미경을 통해서만 보인다고 합니다.
사람의 코 안에는 숨을 쉴 때 들어오는 공기 중 분자를 잡아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는 감각기관이 있다고 해요. 감각기관에 자극이 들어오면 뇌에 전달되는데요, 어떻게 조합돼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어떤 냄새를 맡을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코 안에는 작은 섬모들로 이뤄져 있는 후각 신경이 있는데,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지만 코 안쪽을 따라 2㎠ 안에 약 500만개의 수용체가 있다고 해요. 이들 섬모는 바로 뇌로 이어지는 신경의 말단에 위치하고 있어, 냄새가 들어오면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수용체의 표면에 있는 빈 공간으로 이동해 우리가 인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향을 구분하고 만들어낸 이는 바로 화학자들인데요. 오랜 연구를 통해 섬모의 수용기에 몇가지 기본 형태가 있고, 냄새와 물질의 화학 조성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기본적인 향을 ‘플로랄’(꽃)과 ‘그린(풀)’, ‘동물’, ‘향신료 나무’로 나누고, 휘발성이 강한 시향부터 중간향, 기초향으로 구분했는데요. 호박향이 나게 하려면 어떤 물질을 조합해야 하는지 연구해 새 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런 방식으로 향수가 탄생한 것입니다.
향수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원료 중 하나가 바로 사향인데요, 1888년 독일 화학자 아돌프 바우어(Adolf Baur)가 트라이니트로톨루엔(Trinitrotoluene·TNT)의 제3부틸(tertiary-butyl) 유도체에서 사향의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그의 이름을 따서 이 화학물질은 ‘무스크 바우어’(Musk Baur)라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1920년대 들어 나일론 창시자인 월리스 캐러더스가 폴리에스테르(polyesters)에 열을 가하면 사향과 비슷한 향이 난다는 걸 발견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인공 사향을 만들게 됐는데, 가격도 수천배 싸고 천연 사향과 매우 흡사해 아직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좋은 향을 맡으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숲 속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쉬게 되지요.
향기는 단지 기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코를 통해 뇌에 전달돼 호르몬 분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답니다. 이 호르몬 조절을 통해 몸속의 여러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향기로 치료하는 아로마테라피가 해당합니다.
아로마테라피는 허브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베르가못과 자스민은 우울증에 도움을 주고, 라벤더는 편안함을 줘 불안 증세를 완화해준다고 합니다. 또한 라임과 레몬글라스는 식욕 증진에, 진저와 로즈메리는 통증에 각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으로 치료하는 아로마테라피는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좋은 향을 맡으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끼는데요. 이는 단지 기분이 아니라 실제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우리 몸에 안 좋은 물질을 내보낸 결과랍니다.
오늘은 냄새에 관해 소개했는데요. 지금 여러분 주변에서는 어떤 냄새가 느껴지시나요?
한화솔루션 블로거
*이 기고는 한화솔루션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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