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처럼 옆으로 스르륵 주차... 상상속의 車 현실이 됐다

정한국 기자 2023. 4. 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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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e코너 시스템’ 세계 첫 실증
옆으로 수평이동하는 ‘크랩 주행’ 성공
팽이처럼 제자리 회전하는 ‘제로턴’도

주차 공간이 늘 부족한 도심에서 생활하는 운전자는 누구나 한번쯤 비좁은 골목 안에서 차를 대기 위해 끙끙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평행 주차로 차를 빈 자리에 쏙 집어넣는게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전진 후진을 여러 번 반복해도 차량 앞 뒤 공간이 부족한 탓에 주차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고민이 어쩌면 몇 년 안에 해결될지도 모른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주차 불편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e코너 시스템’을 개발해 실제 차로와 주차장에서 테스트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제조 계열사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시스템을 장착한 아이오닉5 차량이 수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차량 바퀴가 일반 자동차와 달리 90로 회전해,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이 가능해졌다.

모비스에 따르면 보통 자동차는 운전대를 돌려 앞바퀴를 좌우 최대 30~40도 안팎까지 회전시킬 수 있다. 뒷바퀴는 고정된 상태로 앞바퀴 움직임에 따라 가기만 하는 게 일반적이다. 운전자는 이런 자동차 구조를 감안해 핸들로 앞바퀴를 조작해 전·후진을 하며 주행이나 주차를 한다.

하지만 모비스가 개발한 e-코너 시스템은 바퀴 4개에 각각 구동모터와 회전식 방향조절 장치, 전자식 브레이크 등을 결합한 모듈(여러 부품을 기능에 따라 결합한 큰 부품 단위)을 장착한 것이 차이점이다. 평소에는 보통 자동차처럼 움직이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 설치된 제어판을 통해 바퀴 4개의 회전 각도를 최대 90도까지 회전시킬 수 있다.

이날 모비스가 공개한 실제 주차장·차로에서 바퀴를 조작하는 영상에 따르면, 자동차를 제자리에 세운 채 바퀴 4개를 90도로 눕히는 경우 차체가 수평으로 이동하는 ‘크랩(crab·게) 주행’이 가능하다. 좁은 골목에서 평행주차를 할 때 차를 앞·뒤로 이동시킬 필요없이 바퀴만 돌린 뒤 게처럼 옆으로 차를 움직여 빈 자리에 차를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바퀴 4개를 마름모 모양으로 정렬시키면 제자리에서 차체를 빙글빙글 돌게끔 하는 ‘제로턴’도 가능하다. 이 기능은 막다른 길에 들어갔을 때 손쉽게 차를 돌려 빠져나오는데 도움이 된다고 모비스는 밝혔다. 그밖에 앞바퀴 하나는 고정시킨 상태에서 다른 바퀴 3개의 각도를 바꿔 컴퍼스처럼 움직이는 ‘피봇턴’도 가능하다. 제자리에서 다른 움직임없이 차체를 90도로 회전시킬 수 있어 주차장에서 전면 주차할 때 편리하게 쓰일 수 있다. 또 주행 중 바퀴 각도를 45도 각도로 맞춰서 옆차선으로 부드럽게 이동하는 사선 주행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모비스에 따르면 바퀴가 90도로 회전하는 장치를 개발해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모비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이 도입됐을 때 컴퓨터가 자동차를 더 정교하게 움직이게 하는데도 활용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크랩주행 등 실제 영상 링크 https://youtu.be/qZTj5uEzA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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