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게처럼 옆으로 가네”… 현대모비스, e-코너 시스템 시연 공개

현대모비스는 23일 회사가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로 삼고 있는 e-코너 시스템을 적용한 실증차의 일반도로 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코너 시스템은 네 바퀴의 각도를 모두 제각각 설정할 수 있는 기능으로, 바퀴를 90°로 만들어 게처럼 옆으로 가는 ‘크랩주행’이나 피겨스케이팅 제자리서 도는 ‘제로턴’이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다.

e-코너 시스템을 활용한 크랩주행. /현대모비스 제공

평행주차가 어려운 비좁은 곳에서 바퀴가 90°로 꺾인다. 차는 마치 게처럼 옆으로 움직여 평행주차를 능숙하게 해낸다. 차가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어 더이상 진행할 수 없자, 앞뒤 바퀴가 바깥쪽으로 45°씩 기울어지더니 제자리서 돌아 방향을 바꾼다. 차는 뒤로 후진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골목을 빠져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23일 회사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기술로 꼽는 e-코너 시스템 실증차의 일반조로 주행 모습을 공개했다. e-코너 시스템은 네 바퀴의 각도를 각각 다르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으로, 옆으로 주행하는 ‘크랩주행’이나 제자리서 도는 ‘제로턴’이 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아이오닉 5로 만든 실증차를 회사 서산주행시험장과 인근 도로에서 시연했다. 막연한 미래기술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기술로서 e-코너 시스템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시연 영상에는 바퀴를 90°로 접어 게와 유사하게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과 피겨스케이팅의 스핀 동작처럼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턴 모습이 담겼다.

또 바퀴를 45°로 해 비스듬하게 달리는 사선주행, 운전자가 지정한 차 내외부 임의 위치를 중심축 삼아 원하는 각도로 차를 회전시키는 피봇턴을 하는 모습도 나왔다. 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할 때, 사선주행을 활용하면 부드럽게 추월할 수 있고, 전면주차가 필요할 때는 피봇턴으로 차를 돌리면 돼 주차를 손쉽게 할 수 있다.

e-코너 시스템을 활용한 제로턴. /현대모비스 제공

e-코너 시스템은 구동모터와 로테이션(위치) 조향 기능,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 모듈화해 각 바퀴에 장착한 기술이다. 전동(전기로 움직이는 것)화, 자율주행과 연동한 승객 및 물류 운송 모빌리티 구현의 핵심요소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전 세계 양산 사례가 없어 현대모비스가 이 분야에서는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FTLC 담당 상무는 “미래 모빌리티 수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e-코너 시스템의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라며 “자율주행과 목적기반차(PBV)에 적용 가능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다각도로 확보해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공급자)’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한층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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