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이었어요” 20년 선수 생활 마무리, 스카우트로 새 출발나선 김광석
한화 이글스의 전설인 장종훈은 ‘연습생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해 프로야구 최초의 한 시즌 40홈런 등 무수한 기록을 남기고 통산 340홈런 금자탑을 쓴 그의 일대기는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김광석(41)의 이야기 또한 많은 프로축구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하다. 2002년 포항 스틸러스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20년을 뛴 김광석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제 스카우트라는 위치에서 다른 시각으로 축구를 바라볼 준비를 마쳤다.
김광석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잘하는 선수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환대를 받고 떠나는게 맞나 싶다”고 운을 뗀 뒤 “연습생으로 입단해 이렇게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식까지 할 줄 몰랐다. 그저 그랬던 선수, 화려하지 않은 선수였던 나를 위해 은퇴식을 열어준 인천에 고마울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석은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포항에서 보냈다. 2002년 입단해 2003년 프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군복무 시절인 2005~2006년을 제외한 전부를 포항과 함께했다. 그러다 2020시즌 후 포항을 떠나 인천에서 새 도전에 나섰다. ‘생존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말을 듣던 인천은 김광석 입단 첫 해 8위로 뛰어오르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지난 시즌은 4위로 마무리하며 팀 창단 후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팀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그가 은퇴를 한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만류하기 바빴다. 하지만 이전부터 은퇴 결심을 해왔던 김광석은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김광석은 “주변에서 팀이 ACL에도 나가는데 왜 그만두냐는 말을 많이 했다. 후배들도 ‘선배가 오래 뛰어야지 다른 선수들도 오래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솔직히 부담도 됐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난 35살 이후로는 하나씩 내려놨다. 1년씩 재계약하면서 계속 그만두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김광석은 포항에서 ‘원클럽맨’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은퇴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원클럽맨과 인천에서의 2년을 맞바꾼 셈이지만, 김광석은 조금도 아쉬움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아쉽지 않고 후회도 없다. 내가 인천에 기여한게 없는데 이렇게 은퇴식까지 열어줘서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은퇴 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그가 인천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광석은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니까 은퇴하고 나서는 가족들과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여행을 다니고 싶었다”며 “전달수 대표님, 임중용 전력강화실장님, 조성환 감독님이 65세까지는 쉬면 안된다며 설득했다. 제안도 좋은 조건이었고, 안된다고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스카우트로서, 김광석이 세운 원칙은 확고하다.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보고 싶다는 것이다. 김광석은 “예전에는 신인 선수라고 하면 2~3년 정도는 지키면서 키우려는 것들이 있었다. 나도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아마 요즘 시대였으면 난 벌써 방출됐을 것이다. 난 시대를 참 잘 만났던 선수”라고 한 뒤 “프로 선수들도 다 단점은 있다. 난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고 싶다. 내가 발굴한 선수들이 성장해 훗날 인천의 레전드가 됐으면 한다. 그런 선수를 1명이라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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