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기자회견에 국민의힘 "돈 봉투 게이트 진실 가릴 수 없어" 맹비난
여야는 23일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탈당하고, 곧장 귀국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탈당으로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전 대표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며 “당연히 민주당의 상임 고문도 사퇴하고, 국회의원도 지역위원장도 당원도 아닌 국민 한 사람으로서 검찰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전혀 인지 하지 못했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선 “그렇다”며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아시아나 비행기로 출국해 한국시간 24일 오후 3시에 인천공항에 도착, 추후 상황을 파악한 뒤 검찰 조사에 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모르쇠로 일관한 기자회견은 혹시나 진심 어린 사과와 명확한 사실관계를 들을 수 있을까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나버렸다”며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 했다는 듯한 꼬리 자르기 탈당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여전히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후보가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등 변명으로 일관하는 답변은 이재명 당대표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며 “이래서 ‘이심송심’이라고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면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괴롭힘’으로 표현하는 모습에서는 겉으로는 사과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여전히 반성 않는 민주당 특유의 이중성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실체적 진실을 원하는 국민을 우롱한 맹탕 회견, 두서 없이 자화자찬을 쏟아내고 검찰수사에 불만을 토로한 궤변 회견”이라며 “탈당으로 돈봉투 게이트의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돈 봉투 게이트 몸통이 돈 봉투 정황을 몰랐다고 전면 부인했다”며 “상식이 실종되고 도덕성이 마비된 송 전 대표가 말하는 책임의 무게가 무엇일지 궁금하다”라고 꼬집었다. 송 전 대표가 이날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무늬만 탈당이다. 송 전 대표와 민주당은 한 몸”이라며 “탈당한다고 돈 봉투 게이트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며 “수사당국은 송 전 대표 귀국과 함께 돈 봉투 게이트 안에 가려진 주범·공범·배후·비호세력을 신속히 추적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며 말했다.
당 내에선 송 전 대표의 결단을 높이 산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대표 시절 자신이 정했던 대로 ‘탈당해서 증명하고 돌아온다’는 룰을 실천했다. 당을 생각한 그의 마음이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가 울릴 것이다. 민주당은 다시 뛸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동세대 정치인 중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송영길 전 대표의 학구열을 늘 주변에 칭찬하곤 했다”며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다.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옹호했다.
박지원 상임고문도 전날 페이스북에 “자생당생(自生黨生·자신도 살고 당도 산다)했다. 대통령, 정부 여당과 차별화된다”며 “역시 큰 그릇 송영길”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겨 당으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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