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진출 급한데…스타트업 카피캣 논란에 곤혹스러운 카카오 [사이다IT]
기사내용 요약
카카오VX, '스마트스코어' 해킹·도용 논란…헬스케어, 유사 앱 도용 주장
신사업 진출 과정서 스타트업 충돌 지속 골머리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스타트업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논란에 연달아 휩싸이며 신사업 진출에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스크린골프와 골프예약 등 골프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 손자회사인 카카오VX가 경쟁사인 스마트스코어 시스템을 해킹해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헬스케어도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로부터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를 상대로 자사의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그대로 모방하고 위약금 지원 등 부당한 방법으로 ‘고객 뺏기’를 시도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스마트스코어는 골프장에서 태블릿 PC로 점수를 기록하는 소프트웨어를 2015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어 2021년 카카오가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골프장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스마트스코어는 후발업체인 카카오VX에서 자신들의 화면 구성이나 기능을 모방한 제품을 내놨고, 이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 직원이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간 총 801회 해킹을 시도해 총 577번 스마트스토어 관리자 페이지를 무단 침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VX는 결국 무단접속 주장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카카오VX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당사가 서비스하는 골프장 관제 스코어 솔루션 기획 과정에서 스마트스코어사에서 당사로 이직한 직원이 스마트스코어사의 관리자 페이지를 본인이 사용하던 계정으로 접속한 사실을 20일 발견했다"라며 "관련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필요한 인사조치를 취하겠다. 담당 임원의 관리 소홀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마트스코어 측은 이같은 카카오VX 입장문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스마트스코어 측은 “퇴사 직후 계정이 삭제되어 접속 불가하며 해당 직원도 퇴사 이후 바로 삭제됐음을 확인했다”라며 본인의 기존 계정을 통해 접속했다는 카카오VX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또 4개의 IP를 통해 지속적인 접속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 대가 아닌 다수의 컴퓨터를 통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침입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으며, “접속시기와 접속 골프장이 솔루션에 대한 모방시기 및 영업활용시기와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가 올해 신성장 무기로 내걸은 신규법인 카카오헬스케어도 스타트업과 충돌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앞서 카카오헬스케어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모바일 앱과 연동돼 실시간 혈당 수치 기록이 가능하고 다이어리, 식사기록, 실시간 알림 등이 가능한 모바일 혈당관리 앱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닥터다이어리는 이 서비스가 자사가 2017년 출시한 앱 ‘닥터다이어리’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자사 제품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또 과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브레인 등 카카오 계열사들과 협업 논의 과정에서 자사 아이디어가 흘러들어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측은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인베스트, 카카오브레인으로부터 닥터다이어리와 관련된 자료를 공유받은 적이 없다”라며 “닥터다이어리에도 공문으로 소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닥터다이어리가 CGM 기반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술 기반이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설립 초기부터 당뇨 등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라며 “CGM 기기 제조업체와의 협력 및 회사가 보유한 AI 기술 등을 바탕으로 CGM기반 서비스를 연내 출시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편익을 제공하고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GM이 헬스케어 업계에서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고 이미 해당 기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와 목적의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게 카카오헬스케어의 설명입니다. 이번 논란은 향후 카카오헬스케어가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도용의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합니다.
지속적인 스타트업과 충돌로 카카오는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은 접고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연이은 스타트업 도용 논란에 카카오가 또다른 구설에 휘말리는 분위기입니다.
카카오VX, 카카오헬스케어는 모두 카카오의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았던 신사업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카카오VX는 지난해 모회사 비게임부문 매출의 급성장을 이끈 바 있습니다. 헬스케어는 카카오가 올해 불활을 타개할 신사업으로 내걸은 분야입니다.
대기업 스타트업 간 카피캣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포진해 있으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쉽지 않아지면서 스타트업과 마찰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도용 진위 여부를 떠나 스타트업과 충돌이 지속될 경우 카카오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멀티호밍(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서로의 서비스를 모방하고 참조하는 사례는 많다"면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공정위 등 정부 규제로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인수합병(M&A)도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런 도용 논란에 스타트업이 더욱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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