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민거리 음식물쓰레기…버리고 포인트 받아 농산물 산다
농산물, 생활용품 살 수 있어...한달 포인트 거래 규모 '1000만원'
음식물처리기 가격은 비싸...베란다에 두고 써야
여름철 더 냄새나는 골칫거리 음식물쓰레기를 '포인트' 받고 버리는 방법이 있다. 미생물로 음식물을 분해하면 퇴비가 되는데 이 퇴비를 되팔아 포인트를 받고 농산물과 생활용품을 사는 식이다. 중소기업 지엘플러스가 이렇게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팔고 퇴비를 사는 사업을 하는데 처리기의 장점도 많지만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엘플러스는 롯데, 쿠쿠, 캐리어 등 고객사 요청을 받아 ODM(주문자 개발 생산) 방식으로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생산한다. ODM은 고객사 의뢰를 받아 제품을 설계, 개발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엘플러스 자체 상품도 있다.
처리기는 지엘플러스가 개발한 미생물 바리미로 음식물을 분해한다. 음식물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으로 이뤄지고 미생물은 이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음식물을 넣고 기다렸다 뚜껑을 열면 음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다. 음식물을 땅에 묻으면 분해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다른 점은 음식물을 그냥 땅에 묻으면 혐기성 미생물도 음식물을 분해해 환경 오염의 원인인 메탄가스가 발생하지만 지엘플러스 처리기는 호기성 미생물만 써 이산화탄소만 발생한다는 점이다. 다만 제품을 쓰다 보면 처리기 밖으로 혐기성 미생물이 들어갈 수 있는데 악취가 심하면 바리미를 새로 사 미생물을 갈아줘야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악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처리기는 특허받은 이온 산화 촉매 탈취 장치를 갖췄다. 장치는 음식물을 분해하고 나온 물을 수증기로, 악취는 정화한 공기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자외선이 악취와 유해균을 99% 제거하고 산소와 반응해 오존을 발생시킨다. 오존은 악취 입자를 추가로 파괴하는데 몸에 해롭기 때문에 처리기의 제거 촉매와 만나 소멸한다.
탈취 장치 덕에 다른 음식물처리기는 침출수와 유해 가스를 집 밖으로 내보낼 배수구, 배기 호스를 설치해야 하지만 지엘플러스 처리기는 전원 코드만 꽂으면 된다.
미생물은 짙은 갈색으로 흙과 똑같이 생겼다.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있지만 워낙 약해 미생물 약 5cm 거리까지 코를 갖다 대지 않는 이상 맡기는 어렵다. 분해 속도는 음식마다 다르다. 섬유질은 분해가 가장 느려 분해에 24시간 남짓 걸린다. 밥, 고기 등 대부분 식품은 2~3시간이면 분해된다.
냉동형, 분쇄형 음식물 처리기는 음식물쓰레기를 얼리거나 갈기 때문에 최종 배출물도 결국은 음식물쓰레기다. 미생물은 음식물을 양분 삼아 먹고 증식해 음식물은 사라지고 미생물이 미세하게 늘어난다.
미생물은 퇴비의 원료다. 처리기 내부 용기가 미생물로 차면 미생물을 퍼내 집안 화분에 거름으로 주거나 지엘플러스에서 5kg 주머니를 1만원에 사서 채워 보내 2만원어치 에코페이몰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로 농산물과 각종 생활용품을 살 수 있다. 농산물은 지엘플러스가 되산 퇴비로 길러졌다. 지난해 한달 평균 1000만원 상당 포인트가 에코페이몰에서 거래됐다.
지엘플러스 처리기는 0 .5kg 형, 1kg 형, 2kg 형, 10톤 형, 20kg 등이 있다. 일반적인 가정은 보통 2톤 형을 쓴다. 4인 가구면 평균 2~3달은 미생물을 퍼내지 않고 쓸 수 있다.
2톤 형은 가로 32cm, 세로 47cm, 높이 67cm다. 주방에 놓고 쓰긴 무리이고 해당 제품을 쓰는 지엘플러스 직원들은 베란다에 내놓고 쓴다고 한다. 싸지는 않다.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기준 50~60만원으로 다른 유형의 음식물처리기보다 비싸다. 다만 음식물쓰레기 배출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득일 수는 있다.
지엘플러스는 2017년 설립됐다. 업계 최초로 미생물연구소를 설립했고 2021년 기술 혁신을 인정받아 이노비즈 인증을 획득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혁신 기업이 됐다. 지난해 매출은 141억원으로 크지는 않지만 최근 2~3년 한해 600%씩 성장하며 상승세가 가파르다.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는 20여년 전 일본의 어느 가전제품 매장에 갔다가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일본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은 주민이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구매해 인증하면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공동주택에 살면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써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관리비로 공동 분담하는 면이 있는데 해당 처리기를 쓰면 정부와 지자체가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인 만큼 포인트를 주듯 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업으로 자원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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