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다음회?” “안 끝났어?”…길이 다양해진 드라마·예능
“어? 벌써 다음 회차야?” “아직도 안 끝났어?”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제작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 프로그램의 러닝타임 평균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통상 1시간이 대세인 드라마는 30분짜리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은 30분 짜리부터 2시간이 넘기도 한다. 30분 안팎 형태의 ‘미드폼’은 이동 중에 가볍게 볼만한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대중 취향과 맞물린 결과다. 1시간을 훌쩍 넘기는 프로그램들은 방송 광고와 편성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OTT 환경 영향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오는 25일 개그맨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성(性)과 문화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쇼 <성+인물>을 공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30분 안팎 미드폼 예능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공개할 7편 이상의 예능 콘텐츠 가운데 다수가 미드폼이다. 유기환 넷플릭스 예능·다큐 기획 디렉터는 지난 4일 예능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넷플릭스가 돈이 많이 들어가고 크고 무거운 것만 제작하는 게 아니다. 시청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드폼을 제작한다”고 말했다.
대체로 한 회차당 60분 방송되던 드라마 길이도 다양해졌다. ‘60분’ 드라마에 익숙한 사람이 볼 때는 ‘벌써 다음 회차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온다. 최근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티빙의 <몸값>은 회당 분량이 35분에 불과하다. 티빙에선 일찌감치 <술꾼도시 여자들> 등의 드라마를 회당 30분 안으로 제작했다. 웨이브 드라마 <청춘블라썸>도 회차당 분량이 25분밖에 되지 않는다. 조용히 입소문을 탔던 웨이브 드라마 <약한 영웅>은 회당 대략 40분이었다.
‘30분’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은 요새 OTT를 보는 사람들의 이용 형태를 감안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이동하면서 휴대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대체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펼친다. 여러 인물과 다양한 구조를 복잡하기 않고 가볍게 다루고, 에피소드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60분을 넘기는 드라마도 나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는 보통 드라마의 평균적인 러닝 타임을 보이지만 11부작 중 3개는 70분이 넘는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의 시즌 2 마지막회는 80분이었다.
프로그램 길이의 ‘파격’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도 대표적 사례다. 티빙 <환승연애> 시즌 1은 회당 80분 가량을 방영하다가 8회부터 2시간을 넘긴 143분을 기록했다. 시즌 2은 대부분 150분 이상이었고, 15회는 188분을 기록했다. 3시간 짜리 예능이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보니 중간에 편집하면 이상해질 수 있는 대목을 그대로 살리다보니 길어진 것이다. 이는 편성과 방송 광고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OTT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 OTT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아주 짧은 ‘숏폼’ 콘텐츠가 유행이기 때문에 드라마도 짧아지는 추세”라며 “시청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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