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에 20억 주면 시장 공천 줄 거예요" 녹취록 있어

2023. 4. 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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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공천 헌금설' 의혹에 소 의원 적극 해명
민주당 순천갑 덕연·조곡동 의정보고회 자리서 공개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덕연·조곡동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지역구 김태훈,김미연 시의원, 서동욱 전남도의원(의장), 소병철 국회의원, 이향기 시의원. [순천지역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소병철한테 20억 원 갖다 주면 시장 공천 줄 거예요' 이런 말을 조직적으로 퍼뜨린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 녹취록을 찾아냈습니다. 당사자를 고소할까 검토하다 멈췄지만, 언젠가 제가 순천 정치를 그만둘 때 쯤 되면 여러분 앞에 그것을 명백하게 밝히겠습니다."

검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은 22일 오후 연향동 부영초교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덕연·조곡동 의정보고회' 자리에서 "지난해 6·1지방선거 이후 8개월 동안 수많은 가짜뉴스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제가 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퇴임한 뒤 곧바로 로펌 변호사 개업만 했다면 200~300억도 쉽게 벌 수 있음에도 그걸(전관예우) 포기하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길을 택했는데 추잡하게 제가 공천헌금을 받았겠느냐. 시민 여러분께서 이거 하나 만큼은 소병철에 자부심을 가지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순천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소 의원은 지난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순천시장 선거에서 오하근 전 도의원을 시장 후보를 공천했으나, 노관규(무소속) 후보에 패했고 이후 '공천 책임론', '공천 헌금설'이 광범위하게 지역 사회에 유포되고 있다.

일부 시도의원 공천 경쟁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된 일부 예비후보들도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심하며 민주당 순천갑지역위원장인 소병철 의원을 맹비난하는 등 내홍도 잦다.

검사장 출신으로 도덕성 기반의 '자기관리의 표상'이라는 칭송을 받아 온 소병철 의원에 낙인 찍힌 '공천 헌금설'에 소 의원은 부당함을 호소하는 한편 상당 시간을 할애해 해명했다.

소 의원은 "지금 우리당이 돈 봉투 사건 때문에 시끄러운데 저는 당 내에서 강력하게 수술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제가 공천 관련해서 돈 받아먹고 했다면 동료 의원들이 '당신이나 잘해'라고 했을 것이다"며 자신에 대한 모함시도를 극도로 경계했다.

이날 의정보고회는 지역구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과 김미연(재선),이향기·김태훈(초선) 순천시의원이 참석해 연향·조곡동 주민들에게 지난 1년 간의 의정활동 업무와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였다.

소병철 의원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인재영입 4호로 입문해 지역정가 양대 라이벌 관계인 '서갑원·노관규' 후보를 제치고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향 마을인 '해룡면'이 인근 도시 광양시 지역구에 편입돼버려 이후 복원 운동을 펴고 있다.

그는 "인구 5만7000명의 해룡면은 전국 면 단위로는 가장 인구가 많은 곳으로, 국회의원 선거구는 총선(4년 주기) 때마다 새롭게 획정되고 있지만 변치 않는 원칙도 있는데 바로 공직선거법 개정 당시부터 일관되게 규정하고 있는 자치구 시군 일부 분할 금지, 소위 게리맨더링 방지 조항인데 지난 총선에서는 그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해룡면 주민들은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 순천시가 아닌 마치 다른 지자체 주민처럼 선거를 하게 되니 정치적으로도 소외되고 심각하게 분노하고 있다"며 "순천 인구 수가 전남 1위이고 호남에서도 광주,전주에 이어 3위 도시로 올라섰기에 선거구도 원칙에 따라 획정돼야 하며 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회 입성 이후 1호 법안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당 원내대표와 정개특위위원장 등에 순천시민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소 의원은 지난 3년간의 의정 성과에 대해 본인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 받는 '여순사건특별법(여수·순천10·19)' 발의와 통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희생자·유족의 피해신고 접수 현황을 소개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격상시켜 2033년 정원박람회 대회 때는 명실상부한 A1급 국제행사로 치르고 국비지원과 인력파견 등을 규정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특별법' 통과에 진력한 과정도 설명했다.

이 법안은 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활용 특별법으로 국가의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명시한 것이 특징이다.

순천청년일자리와 미래산업기반을 위한 예산마련을 위해 부천과 춘천을 누르고 어렵게 유치한 '애니메이션클러스터(산업 집적지) 조성' 사업 유치를 통해 대학을 졸업한 지역의 청년들이 순천에서 만화나 웹툰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 조성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에는 '글로벌웹툰센터'가 이미 창작작가와 스타트업 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 밖에도 ▲전남과 경남을 아우르는 '남해안특별법' 제정 ▲전남권 의과대학특별법 대표 발의를 통한 목포대-순천대 의대융합캠퍼스 모델 ▲경전선 도심우회 현안 해결 노력 등의 성과도 브리핑했다.

소 의원은 "시민 여러분들 오늘 여기에 오신 이유가 단순히 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의 의정활동 성과를 보고 받으러 오신 게 아니며, 너네 일 잘하고 있는지 내가 좀 눈 부릅 뜨고 봐야 되겠다고 해서 오신거 아니냐"면서 "앞으로도 국민의 세금을 국회가 올바르게 쓰는지 감시도 하고 따금하게 경고도 하는 순천시민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전남 순천시의회 재적의원은 총 25명이며 정당 의석수로는 민주당이 20명, 진보당 2명, 국민의힘 1명, 무소속 2명이다.

한편,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는 민주당에서는 소 의원을 비롯해 서갑원 전 의원, 손훈모 변호사, 허석 전 시장, 김문수 전 서울시의원 등이 자천타천 출마자로 분류되고 있다.

'국힘'에서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위원장)과 천하람 순천당협위원장이 저울질이며, 진보당은 이성수 전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이미 선언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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