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학자금·주 69시간제 등 “무한 RT”···민생 강조로 여당과 차별화 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학자금 경감법, 주 69시간 노동 반대, 천원 학식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강조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관련 정책에 비판적인 여권 정치인을 향해서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학자금경감법도입, #주69시간반대, #포괄임금제폐지, #천원학식보편화”라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적었다. 이 대표는 트위터에는 “무한 RT(리트윗·퍼나르기), 오랜만에 한 번 해볼까요”라고도 적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이에 응한 듯 이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관련 해시태그가 올랐다는 지지자의 글도 있었다.
이 대표는 SNS에 해당 정책에 반대하는 여권 의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주69시간제는 문재인 대통령 때 국민의힘을 패싱시키고 선택적 근로시간을 3개월 늘리면서 만들어진 제도”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남탓 본색이 정신질환 수준까지 발전한 듯, 69시간제에 미련과 집착이 심하다보니… 이미 있다면서, 또 만드시느라 왜 그 고생이십니까”라고 글을 썼다.
이 대표는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한국노총 사무총장 시절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했다는 지지자의 글을 공유하면서 “그램린(그렘린)처럼, 국힘당(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변신합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의 다음 총선에 경제 전문가들이 많이 출마하면 좋겠다는 지지자의 글에는 “우리 민주당에는 최소한 ‘밥 한 공기 더 먹기’ 수준의 그런 분은 없습니다”라고 했다. 쌀값 하락 시 의무격리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더 먹기’를 거론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정책들을 강조하고 여당을 비판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천원 학식은 이 대표가 지난 7일 광주 전남대를 직접 방문하면서 챙긴 정책이다. 학자금 경감법은 지난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처리한 법안이다. 여기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은 노동 문제를 함께 띄우고 여권 인사들까지 동시에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보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민생을 꾸준히 강조해왔지만 다양한 이슈를 전방위적으로 강조하면서 당의 성과로 각인될만한 정책 대안은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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