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민 코미디언 험프리스 별세…호주 총리 "가장 빛나는 별"

배리 험프리스가 연기한 에드나 에버리지 호주 코미디언 배리 험프리스가 2019년 9월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자신의 분신 에드나 에버리지로 분해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의 국민 코미디언이자 여장 캐릭터 에드나 에버리지로 유명한 코미디언 배리 험프리스가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호주 ABC 방송 등이 보도랬다. 향년 89세.

그의 대변인은 험프리스가 호주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수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그가 만든 캐릭터들은 계속해서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34년 멜버른에서 태어난 험프리스는 멜버른의 극장에서 활약하다 1959년 런던으로 건너갔다.

험프리스를 스타로 만든 것은 그의 쇼 데임의 주인공 '에드나 에버리지'였다. 그는 연보라색 가발과 고양이 눈 모양의 안경을 쓰고 멜버른 교외의 평범한 가정주부 에드나 에버리지 부인으로 분해 활약했다.

험프리스는 에드나를 통해 유명인과 사회상을 풍자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에드나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험프리스는 에드나의 이름으로 자서전을 쓰고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그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1950년대 탄생한 에드나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초상화가 그려졌던 5호주달러 지폐에 들어갈 새로운 도안으로 에드나의 얼굴을 넣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험프리스는 에드나 외에도 에드나의 정반대 캐릭터인 호색한 외교관 레 패터슨 경과 노인 샌디 스톤 등 여러 캐릭터를 개발해 활약했다. 배우 생활 외에도 작가와 화가로도 활동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07년에는 영국에서 대영 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험프리스가 세상을 떠나자 각계에서 추모의 메시지들이 쏟아지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그는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라며 "위대한 재치, 풍자가, 작가, 그리고 절대적인 유일무이한 사람"이라 부르며 추모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역대 최고의 호주인 중 한 명"이라며 "그는 에드나 에버리지와 레 패터슨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코미디의 천재"라고 말했다.

호주 국민 코미디언 배리 험프리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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