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외국인 철수 시작됐지만..."계속된 교전에 경로 확보 어려워"
수단 내전 격화 1주일만 첫 외국인 철수…
美도 군용기 6대로 외교관 등 대피시킨 듯…
한국 등 일부 국가, 지부티서 지원 대기 중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내전이 격화된 아프리카 수단에서 외국 민간인 철수가 시작됐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는 현지에 군 수송기 등을 파견해 자국민 대피를 돕고 있다. 하지만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72시간 임시 휴전 합의가 무산되면서 대피 경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수단에 있던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이 제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수단에서 외국인 민간인의 대규모 철수는 지난 15일 수단 정부군과 RSF 간 무력 충돌 발발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자국민 91명과 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니지·파키스탄·인도·불가리아·방글라데시·필리핀·캐나다·부르키나파소 등 12개국 국민 66명이 제다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중에는 외교관과 정부 관리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650km 떨어진 항구도시 포트수단으로 차량으로 이동, 제다로 가는 배를 타고 대피했다. 요르단 정부도 사우디와 같은 방식으로 자국민 300명의 철수를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도 군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수단에 있는 자국 외교관과 가족 등을 국외로 대피시켰다. 미 CBS 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수단에서 자국민 철수 작전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대피한 인원의 규모를 비롯해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미국의 자국민 대피 소식은 RSF를 통해서도 전해졌다.
외신은 사우디 등 외국 민간인의 대피가 앞서 수단 정부군의 예고 이후 이뤄졌다면서도, 정부군과 RSF 간 계속된 교전으로 안전한 대피 경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앞서 "여러 국가 지도자로부터 시민과 외교 사절단의 대피를 촉진하고,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앞으로 몇 시간 내에 철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군용기를 이용해 자국민을 하르툼에서 공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정부군과 RSF 간 계속된 공격으로 많은 사람이 하르툼에 갇혀있다"며 공항 역시 반복적으로 공격의 대상이 돼 민간인들의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AFP도 "RSF는 앞서 외국인 대피를 위해 수단의 모든 공항을 '부분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RSF가 통제하는 공항의 상황은 확인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한국, 영국, 일본, 스페인 등은 지부티를 비롯해 인근 국가에 대기, 수단 영공이 다시 개방되고 공항까지 안전한 이동이 확보되면 자국민을 대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5시20분쯤 공군 C-130J 수송기 1대가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도착했다. 현재 수단에 체류 중인 한국민은 26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단의 내전은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 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의 무력 충돌로 격화했다.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장군은 수단 군부 내 1·2인자로, 2019년 독재자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할 때 힘을 모았지만 이후 권력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양측은 지난 15일 충돌 이후 계속해서 임시 휴전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휴전 선언 이후에도 총격전을 멈추지 않고 있어, 합의가 매번 무산되고 있다. 지난 21일에도 양측은 라마단 금식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이슬람 최대 명절을 맞아 23일까지 사흘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후에도 교전이 계속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수단 내전의 사망자 수는 413명, 부상자 수는 3551명에 달했다.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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