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세보증사고 역대 최다…절반이 다가구주택
최근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등으로 전국적으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급증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전체 주택 보증사고의 절반을 다가구주택이 차지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의 증가로 지난달 임차권 설정 등기 신청 건수는 1년 새 4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주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건수는 총 3,474건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640건보다 5배 넘게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 2,393건보다도 1.4배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금액으로는 7,974억 원으로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보증사고 금액(1조1,726억 원)의 68%를 이미 기록했습니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 집계에 포함됩니다.
주택 유형별 전세보증 사고는 다가구주택이 1,892건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습니다.
다가구주택은 보통 집주인은 1명인데 임차인은 7~10가구에 달해 최근 전셋값 하락기에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7년 4건, 2018년 6건, 2019년 59건이었던 다가구주택 보증사고 규모는 2020년과 2021년까지도 각각 73, 68건으로 100건 미만이다가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피해가 본격화된 지난해 3,16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다가구주택 다음으로는 아파트가 791건으로 두 번째로 보증사고가 많았습니다.
특히 아파트는 올해 1분기 사고 건수가 이미 지난해 1년치(1,073건) 사고 건수의 74%에 달할 정도로 올해 들어 보증사고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의 보증사고는 각각 721건, 16건으로 모두 737건을 기록했습니다.
연립주택의 보증사고는 단독주택(98건)과 오피스텔(19건)보다는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다세대주택의 보증사고는 지난해 1년치 사고(970건)의 74%에 달해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증사고가 늘면서 HUG가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1분기에만 5,863억 원에 달해 작년 전체 변제액(9,241억 원)의 63%를 넘어섰습니다.
전세 만기가 됐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늘면서 임차권등기명령 건수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집합건물 임차권 설정등기 건수는 2월(2,850건)보다 22%가량 늘어난 3,484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851건보다 4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임차권 등기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있음을 명시하는 겁니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못 받고 이사를 하더라도 임차권 등기를 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임차권 등기를 하려면 사전에 임대인에게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을 고지해야 했으나, 임대인이 숨진 '빌라왕' 사건 이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돼 지난달 말부터 임대인 고지 없이도 임차권 등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빌라왕' 전세사기가 집중된 서울 강서구의 3월 임차권 등기 건수가 25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건축왕' 전세사기가 집중된 인천 미추홀구도 3월 현재 인천 지역 최대인 183건을 기록 중입니다.
양경숙 의원은 "최근 빌라왕이나 건축왕과 같은 전세사기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임차인의 피해가 확산하고, HUG의 보증사고도 크게 늘고 있다"며 "피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과 함께 HUG의 대위변제 부담 증가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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