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한그릇이 가족 저녁값보다 비싸네…호텔 “남는게 없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4.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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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올해는 전년보다 18.1% 오른 9만8000원에 판매된다. [사진 출처 = 신라호텔]
빙수의 계절이 본격 다가오면서 호텔업계가 분주해졌다.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 트렌드 속 올해도 호텔 빙수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요 특급호텔에서는 10만원 넘는 망고빙수도 나와 눈길을 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시즌스 호텔은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를 내달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판매한다. 가격은 12만6000원으로 지난해 판매한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9만6000원)보다 31% 훌쩍 뛰었다.

5성급 호텔 중 단품 기준으로 10만원 넘는 애플망고 빙수를 출시한 곳은 포시즌스 호텔이 처음이다.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넣었고, 이 밖에 라임과 코코넛 젤리, 망고 콩포트, 망고 소르베 등을 올렸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포시즌스의 가격 인상 공지 이후 소비자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타 특급호텔 빙수로 쏠렸다.

지난해 주요 특급호텔 망고빙수 가격은 7만~8만원대로 형성됐는데, 이제 다른 호텔도 빙수 가격을 10만원 내외로 올릴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다만 올해 10만원 넘는 빙수는 포시즌스에서만 볼 수 있을 확률이 커졌다. 애플망고 빙수의 원조로 불리는 신라호텔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7일부터 8월31일까지 애플망고빙수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빙수 가격을 9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8만3000원)보다 18.1% 인상한 가격이다.

내달 2일부터 망고 프로모션을 시작할 롯데호텔도 올해 망고빙수를 9만2000원에 출시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9만8000원짜리 샤인머스캣 빙수로 완판 행진을 기록했던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은 아직 올해의 빙수 메뉴 및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특급호텔의 빙수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물가 시대라고는 하나 빙수 한 그릇 가격이 10만원에 육박하는 건 과하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호텔 측은 정작 ‘남는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망고빙수에는 제주산 애플망고 등 고급 재료가 들어가는 만큼 애플망고 가격과 출하량 등이 가격에 반영된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과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론 원가율이 낮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따가운 시선에도 올해 망고빙수 인기는 전년과 같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작은 사치 트렌드와 SNS 인증샷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올해는 특히 엔데믹 속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빙수 수요도 늘어나서다. 망고 외 다른 고급 과일을 활용한 빙수나 디저트 신메뉴 역시 활발히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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