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저연령화 현상 심각···10대 마약사범 4년 만에 3배

필로폰 투약 사실이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는 10대 중학생에게 동급생 공범 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구입한 마약을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거래와 유통의 장벽이 대폭 낮아져 청소년들이 마약과 관련 범죄에 무분별하게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학생 A양(14)의 같은 반 남학생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 3명은 지난달 6일 오후 6시40분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A양의 자택에서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이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한 필로폰은 0.5g으로, 대략 10회분에 달하는 양이다. 마약 유통책이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 마약을 놓으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손에 넣었다. 앞서 A양의 어머니는 딸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자 ‘마약을 한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청이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 1만2387명 중 10대는 294명(2.4%)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마약사범 8107명 중 10대가 104명(1.3%)이었던 것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이 1.5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0대 증가 폭이 더 컸다.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마약을 거래할 수 있게 된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하자 정부는 청소년 마약류 실태조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달 20일 ‘청소년 마약류 실태조사를 위한 조사설계 연구용역’ 공고를 냈다. 그간 복지부의 5년 주기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대상에서 18세 이하 청소년은 빠져 있었다.
경찰청도 지난달 ‘청소년 마약범죄 예방 교육자료 제작’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초·중·고교별로 자료를 제작하고, 약물 성격에 따른 예방자료도 제작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청소년 마약범죄 예방에 대한 표준화한 강의자료나 학교전담경찰관 대상 자료가 부재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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