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탬파베이, 홈구장 12승 무패...경쟁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SS포커스]

문상열 2023. 4. 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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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때린 탬파베이 레이스 랜디 아로자네라를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플로리다주)|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템파베이 레이스의 질주가 무섭다.

탬파베이는 23일(한국 시간) 홈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연장 10회 랜디 아로자네라의 끝내기 우전안타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4-3으로 눌러 시즌 18승3패를 마크했다. 올 시즌 홈구장 12승 무패다. 전날에도 브랜든 9회 6-7로 리드당한 상황에서 브랜든 로우의 투런홈런으로 이틀 연속 끝내기로 화이트삭스를 눌렀다.

탬파베이는 이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아로자네라가 1회 화이트삭스 선발 딜란 시스(2승 2.73)로부터 투런홈런(시즌 5호)를 뽑아 메이저리그 사상 최다 개막 21연속경기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전날까지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개막 20연속경기 홈런 타이 기록을 이루고 있었다.

21연속경기 홈런 동안 탬파베이는 총 46개로 MLB 홈런더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경기 동안 최다 홈런은 200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47개로 이 부문 1위다.

‘저투자 고효율’의 상징 탬파베이는 시즌 초반 투타에서 완벽함을 이루고 있다. 개막 13연승(MLB 최다 타이), 홈 12연승 기록이 결코 반짝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팀 공격부분에서 타율 0.288(2위), 홈런 46(1위), 득점 141(1위), 도루 17(10위), OPS 0.905(1위), 득실점 차 +85 등 모두 상위권이다. 그동안 불펜야구로 대표됐지만 올해는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과시하고 있다. 전체 팀평균자책점 2.79(1위), 선발 13승2패 2.58(1위), 불펜 5승1패 3세이브(4위), WHIP 1.08(1위), 피안타율 0.196(1위) 등이다.

선발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초반 셰인 맥클라나한(4승 1.86), 드류 라스뮤센(3승1패 2.01)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제프리 스프링스(2승 0.56)가 받쳤다.

그러나 스프링스는 지난 1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피칭 후 부상이다. 25일 팔꿈치인대접합수술로 시즌아웃이다. 팀의 에이스격인 파이어볼러 타일러 글래스노(옆구리)가 전열에서 빠진 상황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이 최강이다.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9회 말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린 브랜든 로우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탬파베이는 2018년부터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췄다. 37세에 팀의 감독으로 부임한 케빈 캐시 4년차 부터다. 2019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2020, 2021년에는 AL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3위로 와일드카드를 확보했다. 늘 연봉은 최하위권이지만 4년 연속 PO에 진출하는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 PO와는 거리가 먼 LA 에인절스와는 대조를 이룬다. 에인절스는 2014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이다. 현역 최고 플레이어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을 보유하고도 팬들의 가을야구 염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에인절스는 아테 모레노 구단주의 판단미스 때문이다. 오너 리스크가 가장 큰 팀이다. 전문가들과 팬들이 구단매각을 종용하는 이유다. 지난해 구단 매각을 발표했다가 철회했다.

탬파베이의 성공비결은 캐시 감독의 지도력도 한 요인이지만 MLB 프런트맨 양성소로 평가받는 인재 영입이다. 전통이 됐다. 27세에 MLB 최연소 GM을 지낸 앤드류 프리드먼 현 LA 다저스 야구단사장, 보스턴 레드삭스 하임 브룸, 휴스턴 에스트로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시키고 계약조간 때문에 팀을 떠난 토론토 블루제이스 야구운영팀 부사장 제임스 클릭 등이 탬파베이가 배출한 GM 또는 프런트맨이다.

현 팀의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인 에릭 니앤더(39) 후임으로 GM에 승격한 피터 벤딕스(37)는 세이버메트릭스 추종자들이다. 프리먼, 블룸, 클릭 등도 마찬가지다. 탬파베이는 일찍부터 세이버메트릭스에 의한 야구가 중심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모두 젊다. 20대, 30대에 중책을 맡았다. 구단주 스투아트 스턴버그(63)는 월가 출신이다.

이들 젊은 프런트맨들이 돋보이는 점은 선수를 보는 혜안이다. 현 26인 로스터 가운데 16명이 트레이드로 받은 선수들이다. 팀의 슈퍼스타로 자리잡은 쿠바 망명객 랜디 아로자네라(28)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트레이드했다.

메이저리그 구장으로는 최악인 트로피카나필드에 지난달 31일 홈 개막전에 탬파베이 레이스 팬들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팀성적이 고공비행을 하면서 관중도 늘고 있다. 이날 화이트삭스전에 2만2333 명이 입장했다. 올해 평균 1만7280 명이다. 지난해는 평균 1만3927 명에 불과했다.

탬파베이의 저투자 고효율 경쟁력은 로마제국처럼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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