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거짓에 약간의 진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군무원의 항변
과거 12년간의 학교폭력 피해를 고백해 ‘현실판 더글로리’ 주인공으로 통하는 표예림씨 사건과 관련, 가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된 군무원 남모씨가 표씨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남씨는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의 실명을 밝힌 입장문을 올렸다. 남씨는 표씨가 주장한 피해 사실 대부분을 부정했다. 그는 “저는 학창 시절 소위 말하는 ‘노는 무리’가 맞았다”면서도 “학창 시절 단순히 재미 삼아, 이유 없이 누군가를 해하거나 짓밟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거짓에 약간의 진실을 섞으면 거짓이 진실이 된다. 현재 너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남씨는 일부 가해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핸드폰을 보고 돌려달라고 하자 발로 찼다’라고 진술된 사건은 사실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표예림의 학교생활과는 상반된 내용의 메시지를 보게 되었고, 저는 그 내용을 교실 내에서 웃으며 큰 소리로 읽었다. 표예림이 교실 앞으로 뛰쳐나와 저를 몸으로 밀치며 본인의 휴대폰을 낚아챘고, 저는 모든 반 친구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너무 싫고 부끄러웠다”며 “바보 같은 자존심을 지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싶은 마음에 표예림을 발로 찼다”고 했다.
다만 나머지 학폭 의혹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제가 언급된 내용들은 ‘변기통에 머리를 넣었다’, ‘다이어리로 어깨를 내리쳤다’, ‘표혜교냐며 피해자를 조롱했다’, ‘사과 한번 한 적 없다’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 내용은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남씨는 표씨가 유튜브를 통해 학폭 피해를 폭로하는 등의 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도를 지나친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표예림은 사실무근의 내용을 고소하고, ‘혐의없음’으로 법적 판결이 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신상 공개, 유튜브 업로드를 해 왔다”며 “진술서들이 마치 모두 진실인 것처럼 기정사실이 됐다. 하루아침에 악마가 된 저는 억울해 미칠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현재 군무원이며, 응급구조 담당관으로 근무 중”이라며 “저로 인해 모든 군무원과 응급구조사가 손가락질받는 상황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 응급구조사로 근무하며 단 한 번도 책임감과 사명감을 잃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끝으로 “관련이 없는 이 불미스러운 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생명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피해 입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한편 같은 날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는 표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카라큘라는 표씨가 응급실에 누워 있는 사진을 올리며 “며칠 전 가해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에서 악의적으로 날조된 자료를 이용해 표씨를 비난하는 등 도 넘은 2차 가해를 벌여왔다. 그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감을 느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표씨는 지난 1월부터 유튜브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자신의 학폭 피해 사실을 폭로해왔다. 표씨 사건은 학폭 문제를 다뤄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글로리’와 겹치면서 ‘현실판 더글로리’라고 불렸다. 표씨가 지난달 7일 올린 통화 녹취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남씨가 표씨에게 “예림아, 드라마 보더니 선 넘는다는 말이 많아”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겨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표씨의 동창생이라 밝힌 인물은 유튜브에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4명의 신상과 근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표씨에게 신상 공개 영상을 내리고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 표씨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신상 공개 영상은 제가 올린 게 아니다. 삭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내가 왜 대체 걔들한테 사과글을 게재해야 하고, 사과문을 우편 통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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