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온에어] A24의 안목, 품질보증마크가 되다···흔치 않은 소재·공감 가는 스토리

정지은 기자 2023. 4. 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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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전 세계 영화 소식을 생방송처럼 빠르게 전한다! 정지은 기자의 '무비온에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스틸 /사진=워터홀컴퍼니(주), 넷플릭스

평균 영화 티켓값 1만 5천 원의 시대, 더불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극장가가 침체된 지금 관객들을 극장으로 부르는 일은 더욱 힘들어졌다. 2010년대 국내 극장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영화는 대부분 '아저씨'(2010), '7번방의 선물'(2013)과 같이 한국형 신파가 담겼거나 혹은 '아이언맨2', '어벤져스'(2012) 등의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였다. 그만큼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저예산을 들인 다양성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대중의 목마름은 언제나 존재했다. 이해하지 못할 신선함이라도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작품들이 2020년대에 가까워지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며 두각을 나타낸 회사가 바로 A24였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포스터 /사진=워터홀컴퍼니(주)

A24는 2012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미국의 중소 영화사로 영화 및 TV 프로그램 배급과 제작을 담당하는 회사다. 데이비드 카츠, 데이비드 펜켈, 존 호지스를 필두로 설립됐으며 데이비드 카츠가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을 때 운전하고 있던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이름이 곧 회사 이름이 됐다. 다양성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작품들을 배급하기 시작한 그들은 신선한 소재를 통해 극장가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스토리텔링을 선보였고 이는 곧 젊은 층의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A24의 대표작으로는 '스펙태큘러 나우'(2013), '엑스 마키나'(2014), '룸'(2015), '문라이트'(2016), '레이디버드'(2017), '언컷 젬스'(2019), '미드소마'(2019), '퍼스트 카우'(2020), '미나리'(2020),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등이 있다. 특히 제작비의 20배가 넘는 흥행 수입을 벌어들인 '문라이트'(감독 베리 젠킨스)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라랜드'(감독 데미언 샤젤)를 누르고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오스카에 입성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해 각박한 이민자의 삶을 표현했던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2021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각본상, 작품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포함한 총 6개 부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2023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의 해가 시작됐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을 시작으로 각본상, 편집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까지 총 7관왕을 거머쥐며 'Oscar goes to...A24(오스카 수상자는...A24입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더불어 TV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그들은 최근 '성난 사람들(비프)'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삶에 지친 두 인물인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앨리 웡)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으며 2023년 4월 22일 기준(한국 시간) 로튼 토마토 지수 98퍼센트를 유지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공통점은 하나다. 흔치 않은 소재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미나리'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경우 척박한 타지에서 삶을 일궈내는 아시아 이민자의 삶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에서도 존재하는 세대 차이와 그로부터 존재하는 괴리감에 대해 통찰했다. 또한'성난 사람들'의 경우 그들의 유해한 분노가 삶에 끼치는 유쾌한 영향을 조명하며 분노조절장애를 지니고 있는 주인공들의 근원은 결국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스틸 /사진=넷플릭스

국가의 경계를 넘어 똑같은 양의 공감도를 전한 A24의 작품들은 '누가 작품을 만드는가'보다 '어떠한 작품을 만드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더불어 매년 파격적이라 부를 만큼 신선한 소재를 품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 극장가에 놓인 다양성 영화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흔치 않은 소재와 함께 공감대를 자극하는 A24의 다음 작품이 한국 극장가 방문을 앞두고 있다. 루카스 돈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클로즈'는 찰나의 오해로 인해 멀어진 두 소년의 이야기로 유년 시절 우리 또한 겪어봤을 만한 갈등이 담겨 있으며 오는 5월 3일 개봉 예정이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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