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에코프로(?)’ 된 포스코…포스코홀딩스에 개미 돈 3조 몰려

이슬아 기자 2023. 4.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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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아르헨티나 등 중국 외 리튬 공급망 확보한 데다 조 단위 투자 여력도 강점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생산 공장 내부.[포스코퓨처엠 제공]
"2차전지 시장에서 승패는 '누가 충분한 원료를 갖고 소재를 만들어내는가'로 갈릴 것이다. 포스코는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부터 니켈, 리튬 등 소재 원료까지 생산 전주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기만 한다면 (포스코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다."

2차전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이하 포스코)의 기업 전망에 대해 4월 19일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가 한 말이다. 최근 포스코는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보다 2차전지로 더 주목받고 있다. 10여 년간 이어진 포스코의 2차전지 관련 기술 개발 노력이 연초부터 불고 있는 2차전지 투자 열풍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민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2차전지 기업으로서 포스코에 대해 "철강 분야에서 광물을 다뤄본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며 "생산시설에 조 단위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안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포스코홀딩스 목표 주가 50만 원…

[포스코 제공]
변신하는 포스코를 두고 개인투자자들은 '매수'를 외치고 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1월 2일 27만2000원(종가 기준)에서 4월 19일 41만2000원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양극재, 음극재 생산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은 19만1500원에서 41만4000원이 됐다. 포스코 주식에 대한 개미들의 쏠림현상은 3월 31일(현지 시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IRA 세부지침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2차전지 소재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데 포스코는 이미 호주, 아르헨티나 등에서 리튬을 채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RA 세부지침 발표 직후인 4월 3일부터 19일까지 개인투자자는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3조 원어치 순매수했다. 현재 포스코 6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카카오를 앞지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등이 52주 연속 신고가를 쓰면서 '제2 에코프로'라는 말도 나온다.

‘2차전지 기업' 포스코의 성장 가능성은 대체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2년 연속 증가세인 포스코퓨처엠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 매출은 전년 대비 57% 오른 3조41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1530억 원이다. 여기에 올해 10월 완공 예정인 전남 광양시 니켈, 리튬 생산 공장도 기업 전망을 밝힌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4일 포스코홀딩스 목표 주가를 50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최 연구원은 "2025년까지 매년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생산능력이 향상된다"면서 "리튬 모멘텀이 향후 3년간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월 19일 포스코퓨처엠 목표 주가를 46만 원으로 올렸다. 강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모회사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니켈, 코발트, 리튬부터 전구체, 양극재, 음극재까지 모두 중국을 배제하고 내재화가 가능한 기업"이라며 "IRA 세부지침을 충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업체로서 가격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환경 규제 걸맞은 결정

포스코퓨처엠의 2차전지 소재 및 소재 원료 밸류체인.[포스코퓨처엠 회사소개서 캡처]
순풍을 타고 포스코는 2차전지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생산 설비에 약 7300억 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는 4월 19일 전남 광양제철소 동호안 부지에 2033년까지 4조4000억 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전지 소재, 수소 생산, 황산니켈 정제 등 신성장 생산시설이 그 대상이 될 전망이다. 2차전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도 두드러진다. 포스코퓨처엠은 4월 17일 "2차전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력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임직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자 자사주 지원 정책을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의 변신에 대해서는 2차전지 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환경 규제와도 맞물려 적절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준 포스텍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 원장은 "철강 수요가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철강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커다란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향후 탄소중립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차전지가 이를 상쇄하는 포스코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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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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