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40% 위협받는 SKT, 자사망 알뜰폰 지원 나섰다
(지디넷코리아=윤상은 기자)이달 초 SK텔레콤이 MVNO(알뜰폰) 영업팀을 신설하고 자사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마케팅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알뜰폰 시장에서 비롯된 낮아진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망 알뜰폰 사업자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통신(MNO)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39.95%(통신사의 설비관리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타 회선 제외)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 밑으로 내려간데 이어 2월에도 39.80%로 집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직접 가입자 방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것보다 자사망을 쓰는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라면서 "경쟁사들이 알뜰폰을 통해 꾸준히 가입자 점유율을 확대해 왔는데 SK텔레콤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이통시장 점유율 40%선 흔들려
SK텔레콤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과 알뜰폰 시장 모두에서 점유율 하락세를 보여왔다. 약 10년 전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5:3:2 구조였다.
그러나 2015년 2월 SK텔레콤 점유율이 처음으로 50% 밑으로 내려왔다. 당시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9.6%,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30.49%, 19.90%를 차지했다.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은 3.9 : 2.2 : 2다. 1위 SK텔레콤이 점유율 하락세를 지속하고, 3위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늘리면 2위 KT와 격차를 좁히는 모습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알뜰폰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통신 3사의 알뜰폰 회선 비중은 KT가 50.74%로 가장 높다. LG유플러스는 31.13%, SK텔레콤은 18.10% 순으로 뒤를 이었다. 5:3:2 구조다.
약 5년 전인 2018년 말과 비교하면 당시 1위는 46.44% 점유율을 기록한 KT였다. 하지만 당시 2, 3위는 각각 43.81%, 9.73%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가 2019년 당시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인수하는 등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SK텔레콤과 2·3위 자리를 맞바꿨다.
SK텔레콤 측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알뜰폰 시장까지 영향력이 과도하게 미치는 것을 우려해 지난 5년 동안 알뜰폰 시장에 직접적인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다"며 "반면 경쟁사들은 자회사를 비교적 많이 두고, 마케팅 지원 등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이달 초부터 알뜰폰 사업자 지원 확대
최근 SK텔레콤은 알뜰폰 영업팀을 신설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알뜰폰 영업팀은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 신규 사업 전략 구성, 비즈니스 논의 등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서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책을 마련하는 창구"라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SK텔레콤을 필두로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이동통신 3사의 지원이 늘었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자사 회선을 빌리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마케팅 지원, 제휴 서비스 등을 제공해왔다. 최근엔 이러한 지원이 확대되면서 '0원 요금제' 프로모션이 증가했다.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현재 0원 요금제 상품은 총 32개다. 사용 회선 별로 보면 SK텔레콤이 15개로 가장 많다. LG유플러스, KT는 각각 13개, 4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회선을 빌려 0원 요금제를 내놓은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원래 이동통신 3사 모두 마케팅 지원이 소극적이라고 느꼈었는데, 이달 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순차적으로 수수료 지원금을 상향했다"며 "0원 요금제를 한시적으로 진행하며 보는 손해를 충당할 정도"라고 말했다.
KT 회선으로 0원 요금제를 내놓은 한 알뜰폰 기업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손해 보고 장사하는 건 아니다"며 "0원 요금제로 가입자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날 것을 대비해 회선 수도 넉넉하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팔 수 없는 이동통신사 자회사를 제외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0원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며 "중소 알뜰폰 기업은 형편이 열악해 자체적으로 0원 요금제를 할 돈이 없는데, 이동통신사가 손실분을 채워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상은 기자(sangeu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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