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남아에서 뜬 롯데리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진출 추진

유엄식 기자 2023. 4. 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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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철 롯데GRS 대표, 현지 시장 점검...직영점 아닌 MF 계약 형태 유력
베트남 롯데리아 쩐흥따오점. /사진제공=롯데GRS
1979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K버거' 원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베트남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인접국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먹힌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매장보다 많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우철 롯데GRS 대표와 신사업팀 관계자들이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현지 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현황을 살펴보고 현지 진출 가능성을 검토했다.

롯데리아는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최초로 해외 진출에 나선 기업이다. 1994년 중국을 시작으로 1998년 베트남, 2013년 미얀마, 2014년 캄보디아, 2015년 카자흐스탄, 2016년 라오스, 2018년 몽골 등 7개국에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중국 법인은 지난 2018년 최종 철수해 현재 6개국에 진출해 있다.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국가는 베트남이다. 해외 진출국 중 가장 많은 24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 맥도날드, 버거킹보다 현지 매장 수가 많다.

베트남 판매량도 대폭 늘어났다. 롯데GRS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리아 베트남 법인 매출은 1081억원으로 현지 진출 24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연매출 927억원이었다가 2020년 770억원, 2021년 613억원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전년 대비 76%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최고 매출 성과를 냈다.

롯데리아가 베트남에 안착한 이유는 철저한 시장 분석에 있었다. 현지인들이 외식 메뉴로 치킨을 선호하는 점에 착안해 신메뉴와 마케팅을 '치킨버거'에 집중했다. 베트남 매장의 치킨 관련 메뉴 구성 비중은 60%가 넘고, 매출의 약 90% 이상이 치킨류에서 비롯된다. 현지에선 고급 '퀵 서비스 레스토랑'(QSR)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롯데GRS는 2027년까지 베트남에 롯데리아 매장 400개를 운영하고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직영점 비중이 높은 베트남과 달리 미얀마(40개), 캄보디아(4개), 라오스(5개) 등은 현지 업체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가맹사업 운영권 판매)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롯데리아 미얀마 시티마트쉐핀른점. /사진제공=롯데GRS
베트남 육가공 공장과 물류 시너지 기대... 할랄 푸드 등 현지 맞춤형 메뉴 검토
이번에 롯데리아가 신규 진출을 검토 중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도 현지 업체와의 MF 계약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GRS는 2020년 베트남에 육가공 공장 운영사(LOTTE F&G)를 설립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버거용 패티를 베트남을 비롯한 주변국에 공급 중인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이곳에서 육로 운송이 가능해 시장 진출 시 물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말레이시아는 할랄(halal) 푸드를 주력 메뉴로 검토한다.

롯데리아가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것과 무관치 않다. 현재 롯데리아 국내 매장 수는 약 1300개인데 기존 매장의 영업망, 신생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등을 고려하면 신규 출점은 어렵다. 롯데GRS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매출의 약 70%가 롯데리아에서 비롯된다"며 "국내 신규 출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업 확대를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GR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81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2020년 11월 취임한 차우철 대표는 수익이 악화된 엔제리너스, 롯데리아 매장을 정리하고 2021년엔 실적이 침체한 패밀리레스토랑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의 국내 사업권을 매각하는 등 구조 개편에 주력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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