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전 비서관, ‘MBC가 초상권 침해’ 손배소 패소

오연서 2023. 4. 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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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서면서 참가비를 냈다는 레인보우합창단 문제를 보도한 <문화방송> (MBC)에 대해 당시 대표였던 김성회씨가 자신의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보도한 것은 "초상권 침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위법한 정도는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반면 문화방송이 침해한 김씨의 초상권에 대해선 "전날 (뉴스에서) 김씨가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며 반론 인터뷰를 한데다가 이 사건 방송 보도 자막에도 김씨의 이름이 나왔다"며 "이 사건 방송에서 김씨의 얼굴이 공개됨으로써 원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추가로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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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 뉴스 갈무리

지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서면서 참가비를 냈다는 레인보우합창단 문제를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대해 당시 대표였던 김성회씨가 자신의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보도한 것은 “초상권 침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위법한 정도는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문화방송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씨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김씨가) 다문화 전문가 및 특정 정치인 지지모임 회장으로 다수 언론매체에 이름·얼굴이 알려진 공적인물로, (김씨의) 공적 활동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첫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됐지만 위안부 등 각종 부적절한 발언으로 문제가 되자 자진해서 사퇴한 인물이다.

김씨는 지난 2018년 3월3일 문화방송 뉴스데스크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당시 문화방송은 김씨가 대표로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산하 레인보우합창단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 30만원을 입금하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센터를 방문해 이에 대해 항의하면서 김씨와 언쟁을 벌이는 장면을 약 30초가량 내보냈는데 김씨의 얼굴을 모자이크하지 않았다. 이 보도로 초상권이 침해됐다며 김씨는 4천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1심 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문화방송이 김씨의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위자료 1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김씨의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의도하는 대로의 공익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는 방송을 할 수 있는 경우였다”며 “김씨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이 보도로 얻으려는 이익보다 초상권 침해로 김씨의 피해 정도가 더 크다”며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김씨가) 다수의 언론매체에 이름과 얼굴을 알려왔고, 이를 통해 사회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공적 인물로 활동하였다고 볼 수 있다”며 “김씨의 공적 활동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방송 보도 내용이 합창단의 회계 등 운영에 관한 것이었던 점을 근거로 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공론의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문화방송이 침해한 김씨의 초상권에 대해선 “전날 (뉴스에서) 김씨가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며 반론 인터뷰를 한데다가 이 사건 방송 보도 자막에도 김씨의 이름이 나왔다”며 “이 사건 방송에서 김씨의 얼굴이 공개됨으로써 원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추가로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문화방송이 이 사건 동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하거나 왜곡해서 방송을 구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앞서 김씨는 문화방송에 이 동영상을 제보한 학부모들을 상대로도 2천만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는데, 1·2심에서 모두 패소한 뒤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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