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cm 단신에, 140km대 직구…그런데 왜 맥카티는 잘던지고 있을까

나유리 2023. 4. 23. 09: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조건 크게, 더 높이, 더 빠르게.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는 최근 KBO리그의 이런 투수 트렌드에서 역행하는 선수다.

맥카티의 프로필상 신장은 1m73에 체중 83kg. 실제로 가까이에서 봐도 최근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과 다르게 작고 왜소한 편이다.

그러나 맥카티는 최근 에릭 페디(NC) 아담 플럿코(LG) 에릭 요키시(키움) 같은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SSG 맥카티가 숨을 고르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4.22/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무조건 크게, 더 높이, 더 빠르게.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는 최근 KBO리그의 이런 투수 트렌드에서 역행하는 선수다.

맥카티의 프로필상 신장은 1m73에 체중 83kg. 실제로 가까이에서 봐도 최근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과 다르게 작고 왜소한 편이다. 구속이 빠르지도 않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이고, 최고 구속이 147~148km에 머문다. 변화구 구속도 130km대가 대다수다. 최근 외국인 투수라면 무조건 150km 이상의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과는 대척점에 있는 프로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카티는 최근 에릭 페디(NC) 아담 플럿코(LG) 에릭 요키시(키움) 같은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⅓이닝 10안타(1홈런) 1탈삼진 3볼넷 8실점으로 충격의 대량 실점을 한 여파(?)가 남아있어서 아직 평균자책점이 3.09이지만, 그날 이후 그가 던진 3경기 성적은 압도적이다. 총 20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22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4안타(1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비자책)으로 연속 무실점 행진은 멈췄다.

하지만 이날도 야수의 수비 포구 실책 이후 2점짜리 피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20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 중이다.

플럿코, 페디, 요키시 같은 최근 성적이 좋은 외국인 투수들은 모두 신장이 1m90을 넘거나 육박하고 건장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강속구는 덤이다. 그만큼 키가 커서 공을 놓는 포인트가 높고, 체구도 크고 공도 빠른 투수가 최근 구단들이 선호하는 유형이다. 맥카티는 투수로서는 확실히 단신에 작은 체형이다. 그러나 신체적인 요건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맥카티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SSG는 가지고 있었다.

맥카티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도, 김원형 감독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고 이야기 했다. 김 감독은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던져도 통할 수 있는 투수라고 보였다. 주무기가 커터, 슬라이더, 커브이고 우타자에게 던지는 체인지업도 효과적이다. 맥카티 같은 투수는 구속이 압도적이지 않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최상급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제구가 좋은 투수인만큼 KBO리그에서는 구속이 상대적으로 덜 빨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150km가 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든 메이저리그의 환경과 달리, KBO리그에서는 제구가 최우선으로 갖춰져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맥카티는 차분한 투구로 안정감 있게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팀에서 보이는 태도도 좋다. 맥카티는 캠프 첫날부터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어왔다. 밝고 쾌활한 성품도 인상적이다. 플로리다 캠프에 온 가족이 총출동해 훈훈한 모습을 보였던 맥카티는 현재 한국에서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지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것 역시 그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맥카티는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 통역이 한국야구와 한국 문화, 인간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잘 배워서 KBO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나와 내 가족을 이렇게 환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성공을 기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따뜻한 경험은 처음인데, 매일매일 팬들로 인해 나와 가족들이 감동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