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합창단’ 사태 김성회 보도 초상권 분쟁…대법 “공익 위한 보도”
단원 학부모와 언쟁 벌이는 김성회 동영상 보도
초상권 침해로 손해배상 소송…1·2심 원고 일부 승
대법, MBC 측 패소 부문 파기·환송…“공익을 위한 보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 참가비 논란 보도에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여 일부 승소했으나, 대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한국다문화센터 산하 레인보우합창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애국가 제창행사에 초대받고 소속 단원의 학부모들에게 “2018년 1월 31일부터 2월 10일까지 10박 11일의 일정에 단원들 식사 및 간식의 일부 비용 지원을 요청드리고자 한다”며 2018년 1월 20일을 납부 마감일로 해 30만원의 입금 요청을 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그러자 일부 학부모들은 “합창단이 개런티 받아서 어디에 썼느냐, 아이들이 그동안 공연해 벌어온 돈으로 사용하면 안 되느냐” 등의 질문과 항의를 했고 참가비 전액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 등을 들며 관련 서류의 열람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을 비롯한 센터 직원들은 이를 거부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는 휴대폰을 이용해 당시 상황을 약 4분 48초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동영상에는 센터 직원들의 촬영을 말리는 김 전 비서관의 모습 역시 촬영돼 있으며 그 직후에 이 사건 동영상의 촬영이 종료됐다.
이후 동영상 촬영 학부모는 MBC 기자와의 인터뷰 과정 중에 불상의 방법으로 이 사건 동영상을 전달해 주었고, 담당기자의 상급자인 탐사보도부장은 이와 관련한 기사를 작성해 보도했다. 방송 중 18초 부분에서 50초 부분까지 약 32초간 이 사건 동영상 일부를 편집해 사용하면서 김 전 비서관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1심에서는 MBC 기자와 탐사보도부장이 각자 김 전 비서관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동영상은 촬영·거절권 침해로 생성된 위법한 동영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공표거절권은 촬영·거절권과는 별개의 권리이므로, 위법하지 않은 동영상이라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공표함에 따라 초상권을 침해하는 경우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BC 측은 김 전 비서관이 이 사건 합창단을 운영하는 센터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 대표로서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공적인 인물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한 공표거절권 침해에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들의 주장 사실과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공적인 인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설령 원고가 위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어느 정도 공적인 인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그 얼굴까지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또한 같은 판단을 내려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동영상을 원고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게 하는 조치 없이 그대로 방송할 필요성, 보충성, 긴급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또 원고가 입는 피해의 정도나 피해이익의 보호가치가 그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크거나 우선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김 전 비서관은 이 사건 센터의 대표로서 스스로 얼굴을 공개하며 반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며 “그러므로 이 사건 방송 내용은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방송은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국내 최초 어린이 다문화 합창단의 회계 등 운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공중의 관심과 원고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보도된 내용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공론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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