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초심으로 돌아간 두산그룹
2010년,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했다. 그때 새겼던 마음가짐을 떠올렸고, 행동으로 옮겼다. 새로운 출발을 모두에게 알린 순간이었다.
두산그룹은 22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EVISU SPORTS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1차대회 A조 예선에서 여동준(24점 17리바운드)이 골밑을 장악했고, 김동현(13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이 내외곽을 넘나드는 활약을 보여준 데 힘입어 배달의민족을 58-46으로 잡았다.
처음 그때처럼 기본에 충실했다. 나이를 먹은 대신 완성도는 더 높아졌다. 여동준은 가족들이 총출동한 무대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뽐냈고, 김동현과 주장 이진우는 팀원들을 진두지휘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뉴페이스 손호준(7점 10리바운드)는 한종호(5점 6리바운드), 여동준과 함께 번갈아가며 골밑을 지켰고, 최형우(3점), 옥준희, 김지훈, 김지용은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동료들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배달의민족은 강지한(18점 10리바운드 3스틸)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 중심을 잡아주었고, 김동욱(2점 5리바운드)이 골밑에서, 신재욱(6리바운드), 강민성(4점 3리바운드), 권오경, 유대형, 이재언, 정진혁, 서욱일, 김영우가 내외곽을 넘나들며 이들 뒤를 받쳤다. 이성국은 동료들 지원에 힘입어 3점슛 3개 포함, 15점 4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배달의민족은 이성국을 앞세워 상대를 거칠게 압박했다. 이성국은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돌파능력을 발휘했다. 강지한, 김동욱이 골밑에서 버텨준 사이, 신재욱, 강민성 등은 권오경, 유대형, 정진혁 등과 번갈아 나서며 상대 공격을 수비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두산그룹은 최형우가 3점슛을 꽃아넣어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동현, 손호준이 내외곽을 넘나들었고, 한종호, 여동준이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강하게 압박하여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동현이 중심에 섰고, 여동준이 트레일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쿼터 들어 두산그룹이 치고나갔다. 김동현이 앞장섰다. 돌파능력을 발휘하여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고, 동료들 입맛에 맞는 패스를 주었다. 그가 건네준 패스를 받아 옥준희, 김지훈, 손호준, 이진우에 여동준까지 득점을 올렸다. 심지어 김동현은 3점슛까지 성공시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배달의민족은 이성국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강지한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거칠게 밀어붙여 득점을 올렸고, 상대에게 파울까지 얻어내는 등, 2쿼터에만 7점을 몰아넣었다, 강민성을 필두로 정진혁, 권오경, 이재언이 궂은일에 매진하였고, 동료들 지원에 힘입은 이성국이 다시 나서 점수를 올리는 등, 두산그룹 기세에 밀리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후반 들어 두산그룹이 치고나갔다. 여동준이 앞장섰다. 거칠게 밀어붙여 득점을 올렸고,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키는 등, 3쿼터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주목할 부분은 자유투. 딸의 응원에 힘입어 해당 쿼터에 얻은 4개 중 3개를 꽃아넣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배달의민족 에이스 이성국에게 김동현, 이진우를 박스원 수비수로 붙여 활동반경을 제한하려 했다.
배달의민족은 이성국이 상대 밀착마크에도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온 힘을 쏟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김동욱이 골밑에서, 유대형, 정진혁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이성국을 도왔다. 하지만, 두산그룹 여동준을 막지 못한 탓에 쉽사리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4쿼터 들어 두산그룹이 승기를 잡았다. 여동준이 골밑에서 힘을 발휘했고, 김동현, 손호준이 옆에서 그를 도왔다. 한종호는 여동준과 함께 골밑을 든든히 지켜냈다. 배달의민족은 강지한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와중에, 잘나가던 두산그룹에게 위기가 닥쳤다. 여동준과 함께 골밑을 지켜내던 한종호가 파울 5개째를 범하여 코트를 떠난 것. 배달의민족은 이 틈을 타 강지한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거칠게 흔들었다. 여기에 전면강압수비를 펼쳐 두산그룹 실책을 유발했다.
한편, 이 경기 EVISU SPORTS(https://www.evisusports.com/) MATCH MVP에는 24점 17리바운드를 기록, 가족들 응원에 힘입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두산그룹 여동준이 선정되었다. 그는 “주로 활약하던 선수들이 이직과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다 보니 경기 때마다 어렵다. 그래서 수비를 열심히 하고, (김)동현이가 속공으로 점수를 올리는 등, 서로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려고 한다. 사실상 처음에 참가했던 때로 돌아가서 하고 있다”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전반 내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던 두산그룹. 2쿼터 이후 김동현, 이진우 등을 배달의민족 이성국에게 박스원 수비를 붙여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에 대해 “이성국 선수에게 연달아 3점슛을 얻어맞았다. 2쿼터 후반부터 (김)동현이, (이)진우가 번갈아가며 박스원 수비를 했고, 이 부분이 통하면 2점싸움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봤다. (김)동현이, (이)진우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라며 김동현, 이진우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9명이 출석하는 등, 체력적으로 부침이 없었던 부분 역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이에 “상대와 피지컬은 거의 비슷했는데 몸싸움이 좋아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쉽지 않았다. 오늘 손호준 선수가 처음 나왔는데 동호회 농구에서 활동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받았고, 앞선에서도 그간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나와 힘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이)진우가 교체타이밍을 잘 잡아준 덕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아내와 아이들이 총출동하여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득점을 올릴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자유투 12개 중 8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뽐내기까지 했다. 이에 “애들이 오랜만에 경기장에 같이 와서 응원해주었다. 잘하고 싶었다. 상대팀도 인원이 많이 나와 위축되었는데, 가족들도 모두 있겠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소리를 크게 질렀다”며 “자유투를 던질 때 즈음 딸아이가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았다. 가족들 모두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것을 알더라.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집중력을 더 높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2승 1패를 마크한 두산그룹. 그는 “원래 목표는 1승이었는데, 초과 달성했다. 마지막에 상대할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도 이겨본 적이 있었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강팀인데 재미있게 해볼 생각이다”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맞아가는 부분이 있다. 경기 전 작전이 전원 수비하고, (김)동현이가 속공을 나가는 것인데, 모두 나이가 들다 보니 다 뛰면서 하기 힘들다. 이 부분을 잘 살리려 한다”고 향후 경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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