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7.5kg 감량"…할리우드 '기적의 다이어트' 실체 [건강!톡]
당뇨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이 '기적의 다이어트약'이 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당뇨 치료제로 체중을 감량했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젬픽과 위고비는 미국에서 '기적의 다이어트 치료제'로 불리며 본래 목적인 당뇨 치료보다 부유층의 다이어트 보조제로 더 많이 애용되고 있다. 두 약품 모두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에서 만든다.
세계적인 갑부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미국 사교계를 대표하는 '금수저' 카다시안 자매도 이들 약품을 먹고 살을 뺐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로 약 13kg을 감량했다"고 소개했고, 킴 카다시안은 "마릴린 먼로의 옷을 입기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3주 만에 7.5kg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유명인들이 잇달아 언급하면서 위고비의 경우 한 달 치 가격이 1350달러(약 178만원), 오젬픽의 한 달 주삿값은 892달러(약 118만원)에 달할 정도지만, 미국 내에선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이 약들에 쓰이는 성분은 'GLP-1'로 본래 용도는 당뇨 치료다. 음식을 먹을 때 장에서 나오는 포만감 호르몬을 모방해 적게 먹어도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식욕이 줄어들고, 체중이 줄게 하는 부작용이 비만 치료제로 소비되게 만든 것.
기존의 비만 치료제들은 알약 형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매일 주사제를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 등은 일주일에 한 번씩 주사하면서 식욕을 억제해 감량을 유도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주사하면 체중의 15∼20%가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이들 약물을 투약하다가 중단할 경우, 2~3년 후 체중의 약 50%, 5년 이내에 체중 대부분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보노디스크의 카린 콘드나페 수석부사장은 지난 3월 29일 미국 CNBC가 주최한 헬스서밋에서 "(약물) 섭취량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면 즉시 다시 돌아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위고비 복약을 중단한 후 체중 증가율은 개인에 따라 다르며 일부는 더 일찍 돌아올 것이고 일부는 나중에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고비뿐 아니라 오젬픽 복용을 중단한 환자에서도 체중 반등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는 GLP-1 계열 약물이 몸의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며, 이로 인한 체중 감소 역시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콘드나베 부사장은 또 위고비 또는 오젬픽이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조사와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더했다.
현재 위고비와 오젬픽은 국내에서 정식적으로 유통, 판매되고 있진 않다.
비만 인구는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비만재단은 2020년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8%였던 과체중 인구는 2035년에는 51%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비만 인구도 14%에서 2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계보건기구(WHO)는 비만치료제를 필수 의약품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비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구식 식단 확산과 '먹방'이나 배달 음식의 유행, 활동량 감소 등으로 20~30대 젊은 연령에서 큰 폭으로 비만이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을 지적한다. 과거 삭센다가 약 10% 안팎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었지만, 사용자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고, 메스꺼움, 소화불량,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한 후기도 적지 않았다.
또한 이런 약물이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 쓰면서 정작 당뇨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는 부작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위고비는 체중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실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얼마나 큰 부작용을 겪을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FDA는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의 복용에 주의를 요구했다. 오젬픽, 위고비 모두 전문가의 면밀한 모니터가 필요한 만큼 '오프라벨(정식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약을 사용하는 것)' 사용 시 예기치 못한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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