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같은 이승우를 위한 일침[김세훈의 스포츠IN]
수원FC 이승우(25)는 재간이 많고 근성도 상당하다. 표정도 밝고 쇼맨십도 좋다. 많은 인기를 끄는 스타임에 틀림없다. 그런 그에게 반드시 풀어야하는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바로 정신적으로 냉정하고 성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우는 지난 22일 인천을 상대로 공격하다가 공을 빼앗기자 상대가 핸드볼 파울을 저질렀다며 심판에 어필했다. 이승우는 볼을 다시 빼앗기 위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고 어필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도균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이승우에게 항의를 멈출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흥분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부분은 고쳐야 한다”며 “휘슬이 울리는 시점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판정이 좋고 나쁨을 떠나 선수들이 다시는 보여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공격수들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그런 부분이 앞으로 나오지 않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무릴로를 향한 경고였다. 이승우는 지난달 초 포항전에서 퇴장당했다. 의욕을 갖고 골을 넣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냉정함이 부족한 순간이었고 명백한 퇴장감이었다.
이승우는 올해 6경기에 출전했고 퇴장은 한차례다. 올해 퇴장을 당한 선수는 이승우를 포함해 하창래(포항), 안톤(대전), 김동민(인천) 등 4명이다. 이승우를 제외한 3명 모두 수비수다.
이승우는 지난해 35경기를 뛰면서 경고 7장을 받았고 퇴장은 한차례 당했다. 경고 7장은 최다 경고 공동 10위에 해당한다. 상위 랭커들은 대부분 수비수 또는 미드필더다. 퇴장 1회 선수는 이승우를 포함해 모두 12명인데 역시 마찬가지다.
이승우는 과거 A매치에서도 불안한 장면을 종종 연출했다. 그게 적극성과 집념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자칫 위기를 자초하는 자해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승우가 국가대표로 재발탁되지 않은 데는 예측불허 행동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승우는 어릴 때 ‘코리안 메시’라는 말을 들었다. 메시는 공도 잘 차지만 자신에 대한 컨트롤이 엄청나다. 메시는 지금까지 프로선수로 870경기를 뛰면서 경고는 86차례만 받았고 퇴장은 두 번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709골을 넣었고 338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프랑스리그 27경기에서 15골 15어시스트를 마크하고 있지만 경고, 퇴장은 전혀 없다. 축구 실력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자기 절제력이 국적, 소속에 상관없이 많은 선수들과 전 세계 팬들으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는 이유다.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A·B, 벨기에 주필러리그, K리그에서 총 95경기(18골 6어시스트)에 출전했고 경고 20회, 퇴장 3회를 당했다. 이승우에게는 지금 필요한 것은 메시급 기술이 아니라 메시의 정신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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