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5년이 지나도 ‘완치’는 불가능?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12.3%에서 재발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수술 후 5년이 지나도 ‘완치’ 판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승필 고려대학교 의대 유방내분비외과 교수(고대안암병원) 연구팀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273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2.3% 정도가 암이 재발했고, 이 가운데 수술 5년 후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5명 중 1명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외과학회지(ASTR)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유방암을 ▲호르몬 수용체와 HER-2 표적 단백이 둘 다 있는 경우(루미날B) ▲호르몬 수용체만 있는 경우(루미날A) ▲HER-2 표적 단백만 있는 경우(HER-2 양성) ▲둘 다 없는 경우(삼중음성) 등 4종류로 구분하고 재발과 생존율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유방암 환자 중 12.3%가 재발했고, 수술 5년 이후 재발한 환자가 19.7%를 차지했다. 즉 유방암 재발환자 5명 중 1명이 5년 이후에 암이 재발했다. 특히 5년 이후 재발한 환자의 78%는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로 나타나 삼중음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후기(5년 이후) 재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은 유방 안에 머무는 양성종양과 달리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종양을 뜻한다.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암인 것은 아니고, 섬유낭성(纖維囊性) 질환이나 섬유선종(纖維腺腫) 등의 양성종양인 경우가 더 많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으로, 5년 상대생존율이 일정 부위에 국한됐을 때는 98%, 국소 부위에 나타났을 때는 90%에 달한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나타나듯 유방암 수술 5년 이후에도 꾸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특히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경우 정기검진 등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승필 교수는 “유방암은 여러 아형이 존재하는 복잡한 질병으로 환자별 상황을 고려하여 재발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환자의 경우 항호르몬제를 5년 이후 10년까지 복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 진단 후 5년이면 산정특례가 만료돼 많은 환자가 이 시기를 완치로 여긴다”며 “유방암은 5년 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