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박태환 같은 영웅시대 가고…이제는 '다 같이 함께'
기사내용 요약
김연아 키즈, 첫 출전 팀 트로피서 은메달
황선우도 동료들과 계영 종목 금메달 도전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과 수영에서 피겨여왕 김연아와 마린보이 박태환 같은 불세출의 영웅에 기대던 시대가 저무는 모양새다. 김연아와 박태환의 뒤를 이을 만한 선수들이 국내에 여럿 등장하면서 전반적인 경기력이 향상됐고 이제는 메이저 대회에서 단체전 입상도 노리게 됐다.
김연아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김연아 키즈들이 세계무대를 수놓고 있다. 이해인(18·세화여고)과 차준환(22·고려대)을 앞세운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은 처음 출전한 국가 대항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는 피겨여왕 김연아도 밟지 못했던 무대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전 독보적인 존재였던 탓에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다른 종목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김연아가 현역으로 뛰던 시절에는 팀 트로피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김연아가 은퇴한 후 9년째가 된 올해는 달랐다. 김연아를 보면서 꿈을 키운 차준환과 이해인이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거머쥐며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했다. 여자부 김예림과 남자부 이시형도 뒤를 받치며 대표팀의 한 축을 담당했다.
여기에 페어, 아이스댄스에 외국 국적 선수들까지 합류하면서 단체전 경쟁력이 향상됐다.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는 캐나다와 한국 이중 국적이고 파트너인 취안예는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조혜진 역시 캐나다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 선수고 파트너 스티븐 애드콕은 캐나다 국적이다.
평균 연령 20세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어렸던 한국 대표팀은 '즐기면서 스케이팅을 하자'는 목표 아래 똘똘 뭉쳤다. 이들은 가장 열심히 응원전을 펼치고,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제 다음 목표는 올림픽 단체전 메달이다. 취안예, 애드콕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3년 뒤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단체전(팀 이벤트)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 피겨스케이터들이 팀 트로피를 넘어 올림픽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영에서도 박태환의 뒤를 잇는 황선우라는 걸출한 스타가 등장한 가운데 한국 수영계 전체가 황선우에게만 매달리지는 않는 분위기다.
황선우는 2020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선에서 아시아선수로는 56년 만에 올림픽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은메달(1분44초47)을, 호주 멜버른 쇼트코스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금메달(1분39초72)을 땄다.
한국은 박태환의 자유형 400m와 1500m 성적에만 집중했지만 황선우의 경우는 다르다. 황선우는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하는 계영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선우와 이호준(대구광역시청), 김우민(강원도청), 양재훈(강원도청)으로 구성된 경영 대표팀 내 항저우 아시안게임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은 아시안게임 계영 800m 첫 금메달을 목표로 지난 2월부터 약 1개월간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들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계영 800m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수영의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최고 성적은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에서 지상준과 우철, 우원기, 방승훈이 합작한 계영 800m 은메달이었다.
혼계영 400m에서도 예상 밖의 선전이 기대된다. 황선우-김우민-최동열-양재훈으로 구성된 강원도청팀은 지난 18일 제주 한라배 전국수영대회에서 남자 혼계영 4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혼계영 400m는 4명이 배영-평영-접영-자유형 순으로 100m씩 헤엄치는 단체전 종목이다.
황선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우민이 깜짝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성장세가 가파른 김우민은 국가대표 선발전이었던 지난달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에서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세계선수권 A기준기록을 통과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와 800m, 1500m 등 개인 종목 3종목에서 국제수영연맹 A기준기록을 능가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김우민은 자유형 200m 결승에서도 A기준 기록을 통과했지만 각 종목당 국가별 출전 선수가 2명으로 제한된 규정 때문에 자유형 200m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이처럼 한국 피겨와 수영이 영웅 시대를 마무리하고 복수의 우수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험 축적과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통해 선수층도 한층 두터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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