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인맥 예능만 줄줄이…"또 이 멤버? 자기복제·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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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색다른 출연진 조합으로 차별화에 도전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스타들을 섭외하는 흐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첫 방송을 앞둔 예능 프로그램 중에도 일명 '라인', '사단'으로 불리는 출연진 조합이 눈에 띈다.
채널을 돌려봐도 반복되는 '인맥 예능'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유명인들의 친분에서 나오는 케미에 의존하는 '친목 예능'은 그만 보고 싶다", "멤버들이 다 비슷해서 안 봐도 뻔하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친목 다지기'로 변질했다" 등의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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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1. 예능 '뭉뜬리턴즈'에서 유럽 바르셀로나 식료품 시장을 구경하며 티격태격하던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이 '시골경찰 리턴즈'에서는 경찰 제복을 입고 경상북도 안동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옥신각신한다.
#2.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서로의 연애에 참견하던 탁재훈, 이상민, 김준호, 임원희는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그대로 함께 나와 게스트들의 연애사를 꼬치꼬치 캐묻는다.
23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색다른 출연진 조합으로 차별화에 도전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스타들을 섭외하는 흐름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은 연예계에서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진 조합이다.
처음으로 함께 출연했던 JTBC 예능 '패키지로 세계일주- 뭉쳐야 뜬다'(2016)에서 형제 같은 케미(호흡)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네 남자는 지난달 처음 방송된 JTBC 여행 예능 '뭉뜬리턴즈'로 다시 뭉쳤다.
4인방은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에브리원 '시골경찰 리턴즈'에도 그대로 함께 출연한다. 시골 마을 파출소 순경으로 생활하며 민원을 처리해가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시골경찰 리턴즈' 연출을 맡은 김동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이 여러 번 함께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이들의 케미는 이미 검증됐다"고 말했다.
친한 사이라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습은 나름의 재미를 전하지만, '또 저 네 명이야?'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권위적인 맏형 김용만, 중재자 김성주, 까칠하고 불만 많은 안정환, 말 잘 듣는 막내 정형돈의 조합은 이미 방송에서 여러 차례 비쳤기에 프로그램의 포맷이 다르다고 한들 기시감을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서진이네'도 '나영석 PD 사단'이라 불리는 익숙한 출연진을 다시 모은 프로그램이다.
'윤식당' 시리즈(2017·2018), '윤스테이'(2021) 등에 다양한 조합으로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서진, 최우식, 정유미, 박서준이 그대로 함께 출연하고, 인턴으로 새로 합류한 그룹 BTS의 뷔도 평소 최우식, 박서준과 절친한 사이다.
각박한 현실과 떨어져 먼 이국땅에서 작은 식당을 경영하며 여유롭게 살고 싶은 시청자의 바람이 시청률로 모아져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자기복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 '미운 우리 새끼'도 비슷한 멤버 구성 탓에 식상함이 느껴진다. 두 프로그램에는 코미디언 탁재훈, 김준호, 가수 출신 이상민, 배우 임원희가 출연해 호흡을 맞춘다.
서로의 과거사를 폭로하고, 짓궂은 질문으로 개인사를 은근히 언급하는 등 익숙한 전개를 반복한다.
첫 방송을 앞둔 예능 프로그램 중에도 일명 '라인', '사단'으로 불리는 출연진 조합이 눈에 띈다.
내달 중 처음 방송되는 SBS '강심장리그'는 예능 '1박2일'(2007), '강심장'(2009), '신서유기'(2015) 등에 함께 출연했던 강호동과 이승기가 진행을 맡는다.
6월 중 공개되는 디즈니+ 버라이어티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는 예능 '런닝맨'(2010), '범인은 바로 너'(2018·2019·2021) 시리즈,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2022) 등에서 여러 번 호흡을 맞춘 유재석과 이광수의 조합을 내세웠다.
채널을 돌려봐도 반복되는 '인맥 예능'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유명인들의 친분에서 나오는 케미에 의존하는 '친목 예능'은 그만 보고 싶다", "멤버들이 다 비슷해서 안 봐도 뻔하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친목 다지기'로 변질했다" 등의 지적이 나온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에는 예능 프로그램이 워낙 많다 보니, 방송사들이 모험을 꺼리고 안전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며 "뭘 해도 '대박'을 터트리기는 어려우니까 그냥 해오던 것과 비슷한 흐름으로 가려는 경향이 세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식의 '인맥 예능'이 반복되면 콘텐츠들이 전체적으로 진부해진다는 문제도 있지만, 예능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안 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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