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30세 2루수는 스위트가이…잇몸 NC? 강력한 거부, 든든한 이를 위하여[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잇몸야구? 잇몸NC? 이해를 못하겠어요.”
NC 간판 2루수 박민우는 알고 보면 스위트가이다. 투손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박민우에게 유독 동료 타자들이 몰려 있었다. NC 관계자에 따르면, 박민우는 그들에게 통산타율 4위의 노하우, 비기를 아낌없이 공유한다고 한다.
박민우는 2022-2023 FA 시장에서 NC와 5+3년 140억원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자신의 야구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팀 NC’의 성장을 앞장서서 유도하고 있다. 투손 캠프 MVP이자 최근 타격감이 좋은 외야수 천재환도 “민우 형이 경기장 안팎에서 정말 잘 챙겨준다”라고 했다.
그런 박민우는 올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선수들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수비할 때 실책을 해도 절대 덕아웃에서 위로해주지 말자는 것. 그렇다고 ‘남 탓’을 하자는 것도 절대 아니다.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내버려두자는 의미다.
박민우는 22일 창원 롯데전을 앞두고 “우리끼리 그랬어요. 그 자리(그라운드&덕아웃)에서 그런(실책) 얘기를 하지 말자고.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자고 했다. 그게 낫죠. 아무 일 없다는 듯 이해해주는 게 배려”라고 했다.
실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선수는 없다. 당사자가 가장 괴롭고 팀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런 선수를 위로해준답시고 다가가면, 오히려 해당 선수가 더 위로한 동료에게 더 미안할 수 있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냥 내버려두게 한 뒤, 생각을 정리하게 하는 게 낫다. 마찬가지 의미로 코칭스태프가 실책에 직접적으로 해당 선수를 질책하지 않는다. 너무 야구를 못하면, 조용히 1군에서 말소되는 게 가장 무서운 법이다.
박민우의 배려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NC는 22일 창원 롯데전 패배로 시즌 첫 4연패를 안았다. 그러나 4연패 기간에도 안 좋은 장면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접전을 펼치다 공수주에서 한~두 차례 미스로 승기를 넘겨준 경기들도 있었다.
변명같지만, NC는 정상전력이 아니다. 테일러 와이드너는 정식으로 데뷔도 못했고, 제이슨 마틴도 기약 없이 휴식 중이다. 박석민, 박세혁, 서호철도 빠진 상태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 2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중위권으로 내려온 상태다. 강인권 감독도 “부상자들을 떠나 기대이상의 선전”이라고 했다.
결국 원동력은 현재 투타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타선에선 천재환, 김성욱, 김주원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운드에선 불펜 임정호, 하준영, 류진욱 등이 분전하고 있다. 선발진 역시 이용준이 깜짝 활약을 펼쳤고, 송명기가 환골탈태할 조짐이다. 이름값은 높지 않은 이들의 십시일반 활약이 모여 지금의 NC가 있다.
박민우는 “기사에서 ‘잇몸야구, 잇몸NC’라고 하던데 이해를 못하겠다. 여러 이가 많이 빠졌지만,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도 캠프에서 많이 준비했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니 우리 팀이 시즌 초반에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금 잘 하는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위축될까봐 걱정이다. 그들이 우리 팀의 이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선수들이 돌아와도 지금 선수들이 빠지라는 법도 없다, 프로는 경쟁 체제다. 전부 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캠프 때부터 노력한 선수들이고, 그걸 봐왔기 때문에 마음이 간다”라고 했다. 박민우의 진심이 NC 선수들에게 전해졌기에 NC 선수들도 박민우에게 다가온 것 아닐까. 이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민우.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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